‘함바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임상규 순천대 총장이 13일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검찰 수사의 난항이 예상된다. 임 총장은 이날 오전 8시10분께 전남 순천시 서면 동산리 선산 앞에 주차된 소나타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여환섭)는 지난 3일 임상규 총장에 대해 출금금지 조치를 내리고 건설현장식당(함바집) 브로커 유상봉(65·구속기소)씨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5월 유씨가 제출한 “경북지역 대형 공사현장의 식당 운영권을 얻도록 해당 공무원을 소개해 준 대가로 임 총장에게 2000만원을 건네는 등 수차례에 걸쳐 수억원대의 금품을 줬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 등 경찰 전·현직 고위 간부의 기소로 함바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 했던 검찰이 3개월만에 임 총장에 대한 내사에 나서면서 함바 수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다. 검찰은 임 총장에 대한 계좌추적영장을 집행하고 동생인 건설업자 임모씨의 계좌를 추적해 임 총장이 유씨로부터 수억원대의 돈을 건네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줄곧 거론된 임 총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되면서 검찰 수사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임 총장 외에도 공공기관 전 대표와 현직 경찰 간부 등 4~5명이 추가로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임 총장은 함바비리 연루 의혹과 관련해 유씨와 알고 지내는 사이이긴 하나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임 총장과 함께 발견된 유서에는 “악마의 덫에 걸려 빠져 나가기가 힘들 것 같다. 그동안 너무 쫓기고 시달려 힘들고 지쳤다”고 적혀 있었다.
임 총장은 “모두 내가 소중하게 여긴 만남에서 비롯됐다. 잘못된 만남과 단순한 만남 주선의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 금전 거래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하면서 “나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고통이 심하다. 얄팍한 나의 자존심과 명예를 조금이나마 지키고 대학의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먼저 떠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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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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