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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상식] 물놀이 후 찾아오는 불청객, 급성 외이도염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07일
 
↑↑ 공성호 포천우리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 포천신문  
여름의 절정인 8월,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하기 위해 시원한 계곡이나 수영장을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시원한 물에 몸을 담그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여름이라는 계절이 우리에게 주는 큰 선물이지만, 달콤한 물놀이 이후에 예기치 않은 귓속의 통증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시는 환자분들도 덩달아 증가합니다.

물놀이를 즐긴 이후 며칠 뒤부터 귓속이 매우 가렵거나, 귓바퀴를 살짝 만지기만 해도 눈물이 날 정도로 강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급성 외이도염(Acute otitis externa)'이라는 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외이도란 우리 눈에 보이는 귓바퀴에서부터 소리의 진동을 전달하는 얇은 막인 고막에 이르는 약 2.5센티미터에서 3센티미터 길이의 좁고 구불구불한 귓속 통로를 말하는데, 바로 이곳을 덮고 있는 얇은 피부 점막에 세균이나 곰팡이가 침입하여 급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외이도염입니다.

건강한 상태일 때 우리 귀 안쪽에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귀지는 많은 분들이 지저분한 노폐물로 오해하시지만, 사실은 약산성을 띠고 있어 외부에서 침입하는 세균의 번식을 막아주는 아주 중요한 방어 물질입니다. 또한 지방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귓속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물이 스며들지 않게 튕겨내는 든든한 보호 장벽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곡이나 수영장에서 장시간 물놀이를 하면서 귀에 물이 들어가 안이 습하고 축축해지면, 이 견고했던 피부 장벽이 허옇게 짓무르고 산성도가 깨지면서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알칼리성 환경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때 귀에 들어간 물을 빼내겠다고 억지로 면봉이나 손가락, 혹은 금속 귀이개로 귓속을 강하게 후비고 닦아내게 되면, 물에 불어 얇고 예민해진 외이도 피부 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상처가 생기고 맙니다. 이 틈을 타서 수영장이나 계곡물에 섞여 떠다니던 녹농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세균이 상처 부위로 침투하여 증식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음악을 듣기 위해 착용하는 ‘이어폰’도 외이도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어폰으로 귓구멍을 막으면 좁은 외이도 내부의 공기 순환이 차단되고, 밀폐된 외이도 내부의 체온과 땀이 배출되지 못해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귀와 귓구멍 모양에 맞지 않는 이어폰을 착용하거나 과하게 압박하는 과정에서도 외이도가 자극이 되어 염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염증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귓속 피부가 붓고 악취가 나는 진물이 흐르기 시작하며, 가려움증을 넘어 통증이 찾아옵니다. 특히 외이도는 턱관절과 해부학적으로 매우 가깝게 맞닿아 있기 때문에, 증상이 심해지면 음식을 씹거나 하품을 하려고 입을 벌릴 때마다 턱관절과 귀 주변으로 통증이 생깁니다. 게다가 염증으로 인해 부어오른 피부와 진물이 좁은 귓구멍을 막아버리면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귀가 먹먹해지고 청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전음성 난청까지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급성 외이도염의 치료는 주로 귀 안에 직접 방울방울 떨어뜨려 흡수시키는 항생제 및 스테로이드 성분의 물약, 즉 점이액(Ear drops)을 사용하여 귓속의 국소적인 염증과 부종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만약 감염의 정도가 깊고 통증이 너무 심해 밤잠을 설치실 정도라면, 먹는 항생제와 진통소염제를 병행 투여하여 염증 반응을 더욱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또한 병원에서는 의료용 내시경을 보며 귓속에 가득 찬 염증성 분비물을 안전하게 제거하고, 세균과 곰팡이의 양을 줄이기 위하여 깨끗하게 청소해 주는 치료를 함께 시행합니다.

외이도염 예방을 위해서는 물놀이 후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는 답답하시더라도 억지로 후비거나 파내는 행동을 절대 피하셔야 합니다. 고개를 물이 들어간 쪽으로 기울여 한발로 콩콩 뛰면서 자연스럽게 물이 흘러나오게 하거나, 헤어드라이어의 차가운 바람을 이용해 귀에서 한 뼘 정도 멀리 떨어진 상태로 귓속을 부드럽게 말려주는 것이 가장 훌륭하고 안전한 대처법입니다. 또한 이어폰 사용은 하루 1~2시간 이내로 줄이고, 장시간 사용해야 한다면 1시간마다 귀에서 빼내어 귓속을 충분히 환기시켜 주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귀지는 결코 더러운 때가 아니라 우리 몸의 예민한 귓속을 지키는 든든하고 고마운 천연 보호막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샤워나 수영 후 귀를 과도하게 파거나 이어폰을 장시간 착용하는 사소한 습관 하나를 고치는 것만으로도 외이도염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공성호 / 포천우리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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