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하나가 들어서면서 마을이 둘로 쪼개졌어. 내 땅에도 마음대로 못가고, 조상님 산소도 갈 수 없으니 이게 무슨 일이야”
2017년까지 2조8700억원을 들여 공사를 마무리 할 예정인 구리시 토평동부터 포천시 신북면까지 이어지는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공사에 군내면 하성북3리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하성북3리를 관통하는 도로 공사 과정에서 인근 농지와 마을 진입을 위한 부체도로(보조도로) 설치 계획이 주민들의 뜻과는 상반되기 때문이다.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건설사인 7공구는 하성북3리를 통과하는 도로를(45km 지점) 건설하면서 고속도로 통로 암거(고속도로나 국도 밑에 사람이나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든 시설물) 규격을 12m로 설계했다. 하지만 암거 출구의 위치가 사유지라 진입로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다.
당초 7공구 측은 설명회를 통해 마을 안길에서 해당 통로 암거까지의 진출입로 개설을 약속했지만, 진출입로 입구 토지주의 반대로 무산되고 만 것이다. 이에 주민들은 2안으로 신규 부체도로 건설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건설사 측은 ‘인근에 위치한 부체도로를 이용하라’는 답을 내놓았다. 마을주민들은 “주택 및 농지가 없는 위치에는 부체도로를 건설하고 버섯 농장이나 조상묘터가 있는 위치에는 왜 부체도로를 건설하지 않느냐?”는 의문을 강하게 품고 있는 상태다.
이같이 마을주민과 건설사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결국 법정까지 갔고 지난 3월 의정부지방법원으로부터 원심이 기각되고, 부체도로연장개설 청구 소송을 제기한 양기종 씨 외 3인과 고령박씨 경참공파 장민자손종중회는 다시 상고해 오는 26일 1차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통로 암거의 규모를 4.5x4.5로 확장하고, 진입로 부지를 확보해 진입로를 개설해 주던지, 그것이 불가능하면 진출입로 개설의 대체수단으로 부체도로를 개설해 달라”는 주장이다.
부제도로연장개설 청구 소송을 제기한 양기종 씨는 “건설사 설계도를 보면 인근에 아무 것도 없는 위치에는 부체도로를 만들고, 정작 마을주민들의 이동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는 작은 암거 통로만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설명회 때 주민들에게 원활한 진출입을 약속했기 때문에 이것은 약속에 따른 법적의무”라고 말했다.
고속도로 개통 후 많은 차량이 오고 갈 것으로 예상되는 하성북3리 사거리에 대한 우려도 크다. 박인희 하성북3리 이장은 “도로가 개통이 되면 하성북3리 사거리는 가채리1~3리, 포천동 일부, 하성북리1~4리, 상성북리1리, 구읍1·2리 등의 주민들이 이용하게 될 길목이 될 텐데, 2차선으로 감당할 수 없을 것이며 견인차량이나 트럭 진입시에 신호가 걸리면 교통혼잡이 가중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사람잡는 도로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더욱이 설계도를 보면 신호등 설계가 안 돼 있다. 이 좁은 사거리는 신호등이 있으면 교통혼잡이 생길 것이고, 신호등이 없으면 교통사고 위험이 있다. 도로 자체를 넓히지 않는 이상 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하성북3리 주민 일부는 마을을 반으로 가른 고속도로 공사 때문에 소유 농경지와 조상묘지 통행이 불편한 상황이다. 한 주민은 “나라에서 실시하는 공사가 아니라 민간기업에서 주도하는 공사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민원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했다.
국내에서 수행된 민자사업 중에서도 규모가 큰 수익형 민자사업으로 꼽히고 있는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사업은 내년 6월 완공을 앞두고 끊임없는 잡음이 흘러나오면서 민간사업투자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