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전당대회 ‘돈봉투’ 거래를 폭로하고 나서면서 정치권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껏 의혹 수준에 머물러 있던 전대 대의원에 대한 대표 후보들의 매수행위 등 집권 여당 내 ‘금권선거’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4월 총선을 앞두고 악재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권 인사는 “18대 국회 들어 수차례의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개최하면서 엄청난 숫자의 돈봉투가 오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 소문의 일부가 고승덕 의원의 증언을 계기로 드러났다. 드디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집권 여당 전당대회에서 거액의 돈이 오갔다면 이는 정당정치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로 자칫 당의 존폐와 관련된 사안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 중 한 명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봉투가 온 적이 있어서 곧 돌려줬다”며 “결국 그분이 당선 됐는데 그 분과 돈봉투를 전한 분이 같은 친이(친 이명박)계에다 자신을 지지한 저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싸늘했다”고 털어놓았다.
고 의원은 또 “6개월 뒤 동료 의원들로부터 ‘돈봉투를 돌려 주면서 지지의사를 확실히 밝혔어야 했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문제의 원인을 깨달았다”면서 “그 분과 돈을 전달했던 두 분은 지금도 저를 음해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돈봉투를 줬던 친이계 전 대표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홍준표 전 대표가 선출된 지난 7.4 전대 때의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즉각 이 사건을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등 신속히 대응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는 고 의원이 언론에 밝힌 내용이 정당법 제50조의 ‘당 대표 경선 등의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날 즉각 검찰수사를 의뢰하기로 의결했다.
황영철 대변인은 “잘못된 정치문화의 쇄신을 위해 검찰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권영세 사무총장은 “고 의원이 공개적으로 관련사실은 2번이나 밝혔는데 더 이상 미적미적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수사를 의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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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년 0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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