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포천 중리초등학교(교장 임정빈)가 전교생이 참가해 제20회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포천지역 초등학교 중 어린이연극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 중리초등학교가 처음이다.
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고, 어린이연극잔치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는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어린이 연극대회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대회는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재미있는 연극 우리들의 잔치’를 슬로건으로 전국을 대표하는 12개 학교가 참가한 가운데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펼쳐졌다.
중리초는 포천 최북단에 위치한 작은 학교로 전교생이 병설유치원생 6명을 포함해 49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연극을 향한 열정과 노력은 전국에서 최고였다. 전국어린이연극대회 본선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공연을 펼친 중리초는 전국의 쟁쟁한 12개 학교와 치열한 경합을 펼치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 우승작은 <아름다운 세상>이다. <아름다운 세상>은 왕따를 당하던 주인공 미솔이가 자연(꽃, 나무)의 조언을 듣고 친구들과 조금씩 친해지는 이야기이다. 초등학교 5학년 미솔이는 친구들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 미솔이는 공부와 놀이를 잘하지 못하고, 친구들과 관계 맺기도 서툰 아이였기 때문. 친구들은 미솔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녀를 자신들 밖으로 자꾸 내밀었다.
ⓒ (주)포천신문사
친구들의 따돌림에 혼자 울던 미솔이는 우연히 꽃과 나무의 노래를 듣게 된다. 미솔이는 그들에게 물을 주고, 미솔이의 예쁜 마음에 감동한 자연은 미솔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소리 지르지 않기, 친구들 귀찮게 하지 않기, 맡은 일 충실하기. 이후 미솔이의 행동이 변하면서 아이들도 미솔이에게 마음을 조금씩 열게 된다. 그리고 춤 교내 대표가 되면서 아이들은 미솔이를 응원하게 된다.
<아름다운 세상>의 작품성과 인기는 두 번의 공연으로 이미 검증된 것이었다. 지난 10월 6일부터 9일까지 고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펼치진 ‘2011 경기고양 어린이 연극한마당’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경기도를 대표해 전국대회에 참가하는 영광을 얻었다. 또 포천 반월아트홀 소극장에서 10월 27일과 28일 양일간 펼쳐진 ‘쥬니어연극제’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에 참가한 팀 모두 지역별로 치열한 예선을 거치고 온 작품들이라 대상을 기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중리초의 대상 수상은 학교 전체가 노력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 중리초는 이번 작품에서 전교생이 작품에 참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대본과 작품 구성을 한 것도 아이들이다. 이번 작품을 연출한 심은행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주고, 아이들 스스로가 작품을 만들어 가게 만들었다. 5~6학년은 이야기를 끌어갔고, 유치원생과 1~4학년 학생들은 나비, 꽃, 나무가 되어 작품을 더욱 아름답게 빛냈다. 이렇듯 모든 아이들이 참가해 스스로 만들어간 노력이 <아름다운 세상>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 (주)포천신문사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어른들의 역할도 한몫 했다. 9일 중리초에는 두 대의 전세버스가 대절됐는데, 학생 수만큼의 학부모들이 버스의 몸을 싣고 공연이 펼쳐지는 국립극장으로 원정 응원을 떠났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연기에 웃음과 박수로 환호했고, 아이들은 어른들의 응원에 힘입어 앞선 두 번의 공연보다 더 멋진 공연을 펼쳤다.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 대상 수상 소식을 들은 아이들은 한 목소리로 “와” 하는 큰 함성을 지르며 기쁨을 표시했다. 지난 여름부터 꾸준히 준비한 노력이 결실을 맺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심은행 선생님은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모두 아이들의 것으로 돌렸다. 그녀는 “대상을 차지한 너희가 매우 자랑스럽고, 너희를 만난 것은 놀라운 행운”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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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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