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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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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단 정기모임에 참석할 때마다 내 시선이 머무는 곳이 있다. 회의장 앞쪽에 걸린 액자 속 다섯 글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으로서 할 일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말이다.
신기한 것은 같은 글귀인데도 그 의미가 매번 다르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어떤 날은 책임으로, 어떤 날은 겸손으로, 또 어떤 날은 기다림으로 읽힌다. 특히 선거를 치른 뒤 맞이한 첫 모임에서 바라본 그 글귀는 조금 특별했다.
선거는 끝났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기대와 아쉬움, 희망과 염려가 함께 남아 있다. 서로 다른 생각은 때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경계를 만들기도 한다. 그때 문득 떠오른 말이 있다. 사필귀정(事必歸正). 모든 일은 결국 바른 곳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필귀정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과정에는 반드시 공평무사(公平無私)의 자세가 필요하다. 공평무사란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태도다. 기자에게도, 시민에게도, 지도자에게도 필요한 덕목이다.
누구의 편에 서기 전에 공동체의 편에 서는 일. 내 생각을 주장하기 전에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일. 그것이 공평무사의 시작일 것이다. 포천은 오랫동안 경계의 땅이었다. 북녘을 바라보는 접경지역이면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머무는 삶의 현장이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포천의 하늘을 바라볼 때마다 철새를 떠올리곤 한다.
철새는 남과 북을 구분하지 않는다. 사람이 만든 경계선 위를 자유롭게 건너며 계절의 약속을 따라 이동한다. 바람 또한 어느 한쪽의 것이 아니다. 산을 넘고 강을 건너며 생명의 소식을 전한다. 나는 앞으로의 포천이 그런 곳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치와 이념, 세대와 계층의 경계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도시. 서로 다른 생각이 갈등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혜를 만들어 내는 도시. 남북을 오가는 철새처럼, 바람처럼, 포천이 경계와 이념의 틀을 넘어 새로운 생태적 상상력과 공동체 문화를 품어내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그곳에서 사람은 다시 사람을 만나고, 지역은 다시 미래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액자 속 다섯 글자를 바라본다. 진인사대천명.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마음. 그리고 그 곁에 두 개의 말을 조용히 적어본다. 사필귀정. 공평무사. 결국 바른 것은 바른 곳으로 돌아가고, 공동체는 공정한 마음 위에서 성장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포천의 미래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
<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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