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에서 가구관련 업체는 2006년 현재 400개 정도다. 3~4년전만 하더라도 550여개 업체가 영업을 했다는 게 관련업계의 전언이다.
현재 가동중인 제조업체 또한 조만간 40%정도가 도산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400여개 가구제조업체를 살펴보면 80%정도가 타인 공장을 임대해 사업체를 꾸려가고 있고 20%정도만이 자신의 공장을 소유한 중소영세기업들이다.
7,80년대와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호황을 누렸던 가구업계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말은 오래 전 일이다.
이제 인건비는 커녕 임대료조차 낼 수 없는 지경이 이르렀다.
본지는 포천가구업계의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가구제조 기계업체와 가구용 합판제조업체, 가구제조업체 등을 현장취재 했다.
업체대표들의 요청에 의해 업체와 대표들은 익명으로 사용한다.
▶가구제조 기계업체
가구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기계를 생산하는 A업체는 3~4년전에 비해 매출액이 80%가 줄었다.
동종 업체들은 대부분 이미 도산한 상태다.
그나마 이 업체는 자기 공장을 가지고 사업을 꾸려왔지만 줄어드는 물량과 인건비, 세금 등을 감당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생산한 제품을 판매한다고 하더라도 자금회수가 안 돼 사업체를 운영할 수 없다는 게 이 업체 대표의 판단이다. 현재 이 업체는 소사장 제도를 도입했다.
여직원 1명만 고용하면서 형식상 회사 대표를 맡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생산라인마다 지분을 달리하는 소장들이 자기 일을 하고 있다. 일종의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이 업체 대표의 말에 의하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반제품이나 완제품을 수입하기 때문에 국내 가구제조 업체들은 가구제조 기계가 거의 필요 없다는 말이다.
▶가구용 합판제조업체
가구관련 업종15개 업체들이 모여있는 방축리가구단지에서 가구용 합판제조와 유통을 하고있는 C업체, 이 업체는 주문물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조업시간 단축과 직원을 줄이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다.
가구관련 합판제조업체는 포천시에 20개 업체가 있다. 주로 주문방식에 의한 생산을 하고 있는 임가공이 대부분이다.
30년을 이 업종에 종사해 온 C업체 대표는 “평소 같으면 가구관련 사업은 봄과 가을이 호황기인데 주문량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주문이 있다고 하더라도 극히 소량에 불과하다”면서 “비수기인 여름철에는 할 일이 없어 큰 일이다”면서 한숨을 내쉰다.
이어 그는 “한 달에 5만원하는 수도세와 전기세도 못내는 업체가 10여개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혹시나 (경기가 좋아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임대사업자들 대부분은 보증금조차 거의 소진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업체 대표는 “3~4년 전에 비해 매출액은 형편없이 감소했다.
배운 게 이것뿐인데 다른 일을 할 수도 없고 답답하기만 하다.
타계책이 없다.
다른 일을 할 수만 있으면 당장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고 “일거리가 없어 직원들이 놀고있는 것을 보면 열통이 난다”고 하소연을 한다.
또한 “일주일 중에 8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2~3일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오전 조업에 그치고 있다”면서 “30여명 되었던 직원을 8명까지 줄였는데 당일 소량 주문을 감안하면 더 이상 감원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가구용 합판제조업체 역시 밀려드는 값싼 중국이나 동남아산 반제품이나 완제품으로 인해 국내 수요가 극감하고 있다.
게다가 수입상들이 소비자를 상대로 직접판매하기 때문에 가구업계 유통질서 또한 무너지고 있어 중소영세기업들은 생존이 어렵다.
▶가구조립 및 제조업체
37년째 가구제조업과 유통업에 종사해 온 K업체 대표는 “아직은 가동하고 있다.
그렇지만 직원이 그만둔다고 하면 바로 정리한다”면서 “앞으로 공장이 돌아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오늘 공장가동이 중단될 수 있는 처지”라고 말한다.
K업체는 3~4년 전에 비해 직원을 50% 감축했다.
물론 매출액 또한 50%이상 감소했다.
게다가 마진율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었다.
올 연말을 넘길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었다.
K업체 대표는 “값싼 제품 수입과 국내 경기하락으로 인한 과잉공급이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올 연말이 되면 400여개 업체 가운데 40%이상이 도산될 것으로 보인다.
문방구하는 것보다 못한다”고 하소연을 한다.
K업체 대표는 “업체간 과열 출혈경쟁으로 사실 이익금을 남기고 있는 업체는 거의 없다”면서 “빚은 늘어나고 어려운 정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대출금 이자도 못내 차압당해 경매로 넘어간 공장이 한둘이 아니다”면서 “공장을 살 사람만 있으면 팔고 빚이라고 갚고 싶다”고 말했다.
이 업체 대표는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 사람 만나기가 꺼려진다.
경조사 비용조차도 큰 부담이 된다”면서 한숨만 내쉰다.
K업체 대표는 “가구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후죽순 창업된 많은 영세중소기업들이 정리되고 유통질서, 강화된 정부의 환경관련법이 선행되어야 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희망을 찾을 수 없고, 머지않아 가구제조업 자체가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가구소비자 가격은 크게 하락해 86년과 동일하다는 게 K업체 대표의 말이다.
가구의 대량생산과 분업화는 결국 가구업계가 자신의 발등을 찍는 결과가 되었다고 한탄했다.
K업체 대표는 “그만 둘 수도 없고 허리띠를 졸라 메고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가구제조에 종사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 조만간 국내 가구제조업이 없어진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