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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희=칼럼] 지도자의 위험한 인(人)의 장막(帳幕)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12월 31일
 
이중희/ 포천신문사 고문
 
통치자가 인의 장막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 한비자(韓非子) 외저설우하(外儲說右下) 편에는 이러한 가르침이 나온다.

간신(奸臣)이 있으면 주변에 쓸만한 인물이 모이지 않는다고 했다. 관계가 없을 법한데 긴밀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을 비유한다. 한비자는 군주가 아첨배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훌륭한 인물이 등용되지 못한다고 했다.

왜냐하면 간신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자기 자신 만을 위해 자기보다 유능하고 실력 있는 사람을 시기, 모함, 견제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와 사회에는 해만 끼칠 수 밖에 없다.

한비자는 이런 비유를 들었다. 춘추시대 송(宋)나라 사람으로 술을 파는 자가 있었는데, 술을 팔 때 속이지 않았고 손님을 공손하게 대우했으며 술을 만드는 재주가 좋아 술 맛도 뛰어났다. 그런데 주막(酒幕)이란 깃발을 높이 내걸었으나 술을 사가는 사람이 없어 술은 늘 시큼해졌고 파리만 날렸다.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어 평소 알고 지내던 마을 어른에게 이유를 묻자 그 어른이 하는 말이 개가 사나우냐는 것이었다. 술집 주인은 개가 사나운 것과 술이 팔리지 않는 것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 마을 어른은 이렇게 대답했다.

"사람들이 두려워 하기 때문이지요, 어떤 사람이 어린 자식을 시켜 돈을 가지고 호리병에 술을 받아오게 했는데 개가 달려와서 그 어린 자식을 물었던 것이요, 이것이 술이 팔리지 않아 시큼해지는 이유인 것이요".

주인은 자신에게 늘 꼬리치는 그 개가 사나운지 몰랐지만 마을 사람들에겐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한비자의 이런 비유는 나라에도 개와 같은 간신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를 경영할 큰 뜻을 품은 유능한 인물이 군주에게 직언과 계책을 간언하려고 해도 간신이 있어  시기, 모함, 견제하고 사나운 개처럼 달려들어 물어 뜯으려 하니, 군주의 이목은 가려지고 나라에 위기가 닥치게 된다는 비유이다.

군주가 간신의 말에 휘둘리는 존재가 되지 않으려면 술집의 개 같은 신하를 잘 가려 물리쳐야 한다. 시기, 모함, 견제에 능한 간신과 술집의 사나운 개 같은 신하가 활개를 칠 때 군주는 그저 자리만 잃는 것이 아니라 국가도 잃고 목숨마저 위태롭게 된다고 역사는 가르치고 있다.

현대의 대통령과 최고 경영자도 마찬가지다. 인의 장막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포진해 있는지 항상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하겠고, 애국심과 능력과 도덕성과 실력 있는 사람이 배제 되지 않도록 항상 보살펴야 한다.

비상계엄 사태 수사와 탄핵 심판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아직 모르지만  윤석열 정권의 위험의 가장 큰 원인은 없어야 할 나쁜 정치인들과 그에 못지 않게 대통령이 인의 장막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대통령 주위에  배신자가 많은 것은 대통령 자신이 직언(直言) 보다는 아첨을 좋아하지 않았는가를  깊이 반성하고 그것이 큰 원인임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한비자의 교훈은 지금도 유효하다.

이중희/ 포천신문사 고문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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