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김창종의 포천이야기 168

자고칭가승(自古稱佳勝) 유전석포명(流轉石浦名)
선인초종수(先人初種樹) 소자만성정(小子晩成亭)
억석동유제(檍昔同遊弟) 상금독재형(傷今獨在兄)
유연비감집(悠然悲憾集) 유루만첨영(流淚漫沾纓)

예부터 명승이라 일컬어졌고 석포라는 이름이 전해왔는데
선친께서 처음 나무 심었고 자식이 늦게나마 정자 지었네
옛날 함께 놀던 그리운 아우 지금 홀로 있는 형 가슴 아프네
유유히 슬픈 감회만 모여서 눈물이 부질없이 갓 끈 적시네

이 시는 최천극님의 형님 천주님이 동생 천극을 기념하여 석포에 정자를 짓고 동생을 회상하며 지은 시이다.

최천극 효자는 가산면 마산리 석포촌(石浦村)에서 출행하였다.

어려서부터 효성이 지극하고 기골이 장엄하며 용력(勇力)이 뛰어났다.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난을 피하여 부모를 모시고 수원산 속으로 들어가 숨었는데 호병과 맞
부딪혀 혼자의 힘으로 백여명을 물리치고 다시 수원산으로 들어갔다.

호병들은 최천극님을 잡고자 많은 병력을 동원하여 포위하고 싸웠으나 체포하지 못하자 아버지를 인질로 잡아 되놈병영으로 끌고 갔다.

한편 아버지가 호병들에게 인질로 잡혀 갔다는 소식을 들은 효자 최천극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하여 단신으로 호병진영으로 들어갔으나 아버지를 구하지 못하고 포로의 몸이 되었다.

그러자 청나라 장수(호장)는 최천극님의 효심에 감동되어 아버지는 풀어주고 효자 최천극을 인질로 청나라에 끌고 가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어찌 청나라에 순순히 끌려갈 효자 최천극이 아니었다.

“내가 죽어서 내 나라 조선 땅의 귀신이 될 지언정, 절대로 청나라 오랑캐에게 끌려가 오랑캐의 신하가 되겠는가?” 외치면서 절벽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몸을 버리고 숨을 거두었다.

그 때 나이 35세였다.

조정에서는 최천극 효자의 충효정신을 높이 평가하여 한성참군(漢城參軍)을 증직하고 효자정려문(孝子旌閭門)을 하사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삼형제인 천주(天柱), 천후(天後)의 효행도 본 받을만 하여 널리 그 소문이 나있었다 한다.

형님되시는 천주님은 고명(高名)한 선비로 석포 박석(石浦 磐石) 위에 정자를 지었는데 30명이 앉을만 하였고 맑은 물이 5리에 뻗어잇어 명승(名勝)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선비정신을 다시 한번 논하지 않을수 없다.

내노라하는 선비도 막상 몸을 던져 의(義)를 행하는데 주저한다면 어찌 선비라 할 수 있겠는가?

국란을 당해 충성을 다하고 부모 섬기기를 내 몸보다 소중히 여기는 효의 정신은 내 고향 곳곳에 베여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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