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기분 좋은 OO 주유소입니다.” 고속도로 진입로에 위치한 주유소에서 벌써 10년째 일하고 있는 강 모 씨는 모두가 알아주는 친절맨이라, 오래 전부터 주유소의 인기를 끌어 모았다. 이곳에서 강 씨가 담당하는 업무는 세차다. 주유기는 셀프 시스템을 갖춘 지 오래됐지만 세차시설은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한 부분이 많았다. 반복적인 업무라 지루할 법도 한데, 그의 얼굴에는 짜증 한 번 섞인 적이 없었다. 내 일처럼 적극적으로 일하는 그는 주유소 사장에게도 참 고마운 직원이었다.
하지만 그날 사장은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세차기 조작 판넬 스위치를 조작하던 강 씨가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 바로 그때, “큰일 났어요!”라고 손님이 다급히 외치는 소리에 주유소 사장은 한걸음에 달려 나갔다. 강 씨는 벽과 세차기 사이 틈새에 머리가 낀 채 숨도 못 쉬고 축 늘어져 있었다. 강 씨는 어쩌다 벽과 세차기 사이에 끼여 생을 마감하게 된걸까.
사건의 경위는 이랬다. 세차기 조작판넬 스위치는 주유소 건물 벽과 세차기 사이 틈새에 있다. 이 때문에 스위치를 조작하려면 틈새로 들어가야 하지만, 평소 강씨는 좁은 틈새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옆에 서서 스위치를 조작해왔다. 사고 당일에도 강 씨가 측면에서 스위치를 조작하다가 세차기에 오류가 났고, 어쩔 수 없이 틈새로 들어간 강 씨는 갑자기 작동한 세차기에 눌리고 말았다.
벽체와 세차기 사이에 끼여 한동안 발버둥친 강 씨. 하지만 현실은 가혹했다. 비상정지버튼이 가까이 있지 않았고 세차장 주변에는 강 씨 외에 아무도 없었다. 더욱이 경고표지는 어두컴컴한 세차기 전면부에 부착되어 있었고, 표지의 글씨 크기도 깨알같이 작았다. 세차기 사이에 끼일 수 있다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결국 4일을 넘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강 씨. 그의 죽음은 위험에 무지했던 모두의 잘못은 아니었을까.
▶ 동종재해예방 대책 대책 1 - 끼일 위험이 없도록 조작버튼을 외부로 이설하고 왕복 운동하는 설비에 접근금지 조치를 합니다. 대책 2 - 근로자가 잘 볼 수 있는 곳에 접근금지 표지를 부착하고, 근로자 손이 닿는 곳에 비상정지버튼을 설치합니다. 대책 3 - 기계가 움직이는 동안에는 동작경고음이 나는 장치 또는 경광등을 부착해서 주변에 사람이 가까이 가지 않도록 합니다. 대책 4 - 기계를 사용하기 전 근로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해 위험요인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 관련 규정 ▲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안전조치)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9조(운전 시작 전 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