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내촌면 마명1리는 말이 울던 마을이라 해서 ‘말우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말이 울었다고 전해내려 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조선시대 세조가 자신이 죽은 뒤 묻힐만한 명당을 찾아 다니다가 신하들과 이곳을 지나게 됐다. 그때 말이 갑자기 크게 울며 지금의 광릉으로 달려가서 우뚝 섰다. 세조가 이상하게 생각돼 이곳저곳 살펴보다가 명당자리라고 생각해 능자리로 정했다.
“마을이 아름다운건 옛날사람이나 요즘 사람이나 보는 눈은 똑같지 뭐” 마명1리 경로당 회원들의 자랑섞인 한마디였다. ‘특별할 것 없지만 특별한 마을’, 이것이 경로당 회원들이 생각하는 마명1리에 대한 설명이다.
황보연 회장은 “6·25때 포천에서 우리마을만 피해없이 지나갔다”며 “당시 불탄집이 없어서 지금보면 다른마을보다 오래된 집이 많다”고 설명했다. 북부지역에서는 드믈게 운 좋게 6·25의 피해는 넘겼지만, 이후 마명1리는 1963년도에 큰 수해를 입게 된다.
당시 큰 비로 인해 모든 벼가 왕숙천 물길에 떠내려가자 마을의 청년들이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고 한다. 때문에 현재 마명1리에는 6,70세의 장년층이 공백상태다. 한 회원은 “앞으로 경로당을 이끌어 나갈 연령대가 비어 있어서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마명1리 경로당은 남성회원 11명, 여성회원 20명이 등록돼 있다. 김영호·김재호 마을 주민의 토지 기증으로 세워져 더욱 의미있는 경로당이다.
경로당 한쪽 벽면에는 ‘겨울철 요일별 경로당책임자’, ‘버스운행 시간표’, ‘비상연락망’ 등 황보연 회장이 직접 컴퓨터로 타이핑해 프린트한 공지사항들이 게시돼 있다. 지난 경기도 농업인정보화경진대회에서 경영기록장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황보연 회장은 늦은 나이에 컴퓨터를 배웠지만 매일 농가경영기록을 작성하며 조금씩 컴퓨터와 친해졌다. 덕분에 마을 어르신들의 컴퓨터 일을 도맡아서 도와주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경로당 곳곳에는 황 회장이 직접 작성한 문서들이 비치돼 있다.
원광숙 총무는 “마을 사람들이 다들 순하고 착해서 싸우지도 않고, 매일 웃고 살아서 표정도 밝다”며 “회장님이 경로당일에 신경을 많이 쓰시고, 조효구 이장님, 김경순 부녀회장님도 많이 도와주셔서 분위기가 더욱 밝아졌다”고 말했다.
마명1리에는 겨울에도 얼지 않는 큰 샘이 있다. 죽엽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이 맑은 물은 마명1리의 식수가 되고 있다. 평생 이 식수를 마시며 살아온 마을 주민들은 “우리가 건강하고 성격이 순하고 착한 이유는 맑은 물을 먹고 살아서”라고 믿고 있다. 모진 추위에도 얼지 않는 맑은 샘물을 먹고 자란 마명1리라는 꽃은 앞으로도 착한 향기를 품으며 그 자리를 지켜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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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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