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영중면에 위치한 거사3리 경로당은 구불구불 이어진 마을길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원래는 마을 입구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위치했지만, 지난 2012년 마을 한가운데인 지금의 자리에 새롭게 건물이 지어졌다. 하지만 마을이 워낙 넓고 주택이 드문드문 자리하고 있어 여전히 회원들에게는 멀게만 느껴진다.
이후옥 어르신은 “우리집은 저기 산 넘어에 있다”며 “아침 10시 30분에 출발해서 쉬엄쉬엄 걸어오면 12시에 점심을 같이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오고 싶어서 지름길로 오다가 뱀한테도 물리기도 했다”며 “뱀은 하도 많이 봐서 무섭지도 않다”고 웃으며 말했다. 경로당까지 오는 길이 쉽지 않아서 날씨가 궂은 날에는 집에서 쉬시냐고 물으니 손사래를 치며 “비오는 날은 우비입고, 눈 쌓인 날은 장화신고 온다”며 “경로당 오는 재미로 사는데 안오면 어떡하냐”고 말하며 경로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옆에서 조용히 웃고만 있던 송인자 어르신 또한 “나도 양문에서 여기까지 왔다”며 “이 동네에 살다가 양문으로 이사갔지만 한 달에 2~3번은 꼭 놀러온다”고 말했다.
멀리서도 찾아오는 거사3리 경로당의 매력은 무엇일까. 경로당에 모인 회원들은 모두 “경로당은 우리의 일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것이 하루의 일과이자 버릇이 돼 버렸다. 때문에 미리 전화로 시간약속을 하지 않아도 아침을 먹고 경로당으로 모이는 일상이 당연해졌다. 여성회원보다 상대적으로 평균나이가 적은 남성회원들은 아직까지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평일에는 경로당에 잘 오지 못하지만, 큰 행사가 있을 때에는 십시일반 힘을 모아 도움을 주고 있다.
박경문 회장은 “평소에는 점심시간부터 회원들이 하나 둘 씩 모이는데 오늘은 들깨모종을 심는 날이라 많은 분들이 빠졌다”고 설명하며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부회장과 총무 자리가 공석이 돼 경로당이 더욱 썰렁해졌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부회장, 총무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더욱 더 바빠졌다. 더욱이 틈틈이 회계 장부를 관리하면서 컴퓨터로 마을 회계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이 익숙치 않은 경로당 총무들을 도와주기 위해 18곳의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교육을 하고 있어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상황. 박 회장은 “하루에 1~2군데씩은 꼭 들러서 모르는 부분을 알려주고 있다”며 “우리 경로당도 운영과 회계를 분리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 총무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경로당에 모인 어르신들은 계속 웃으며 일상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밌게 하냐고 물으니, “그냥 어제 있었던 일, 손자·손녀 얘기 하는거지 뭐”하며 대수롭지 않게 답했지만 입에 미소만은 가득했다. 최소 40년 가까이 거사3리가 삶의 터전이었던 어르신들에게 경로당은 매일 휴식을 취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곳이다.
끝으로 이후옥 어르신을 이렇게 전했다. “매일 이렇게 경로당에 오는 이유는, 내가 좋아서 이기도 하지만 경로당이 잘 운영이 되어야 우리보다 나이 어린 마을 동생들도 나중에 경로당을 즐겁게 찾지 않겠어요? ‘저기 경로당 참 재미있나보다. 나중에 우리도 가보자’하는 생각이 들도록 우리는 내일 또 재미있게 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