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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포천의 3000마리 유기동물, “어디로 이사가야 하나요?”

유기견 보호센터 애린원, 강제 퇴거 명령에 ‘갈 곳 없다’
공경희 원장 “유기동물은 내 개인 문제 아냐 함께 풀자”

김도희 기자 / namonews@naver.com입력 : 2016년 06월 16일
↑↑ 공경희 (사)애린원 원장
ⓒ (주)포천신문사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에 위치한 유기견 보호센터 (사)애린원에는 3000여 마리의 유기견과 유기묘가 살고 있다. 이곳에 유입되는 반려동물은 한 달 평균 50마리. 대부분 강아지로 길을 잃어 들어오는 경우보다 버림받은 경우가 90%정도로 월등히 많다.

철창에 다가서자 낯선 사람을 봐서인지 멀리 있던 강아지까지 문 앞으로 다가와 떼 지어 크게 짖기 시작했다. 혹여나 철장을 뚫고 나와 공격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운 마음이 생기려던 찰나, 보호소 직원의 한 마디가 들렸다. “그 아이들도 사람이 그리워서 짖는거에요. 반가워서”
사람의 손길이 그리운 강아지들은 기자가 사육장을 떠난 후에도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보호소에 들어온 유기동물들은 법적으로 열흘까지만 보호받을 수 있지만 이곳 애린원은 건강한 유기동물은 주인을 찾거나 입양이 가능할 때까지 돌봐주고 있다. 하지만 유기동물도 버림받은 아픔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거나 병이 옮아 목숨을 잃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 낯선 사람이 다가가자 사람의 손길이 고픈 유기견들이 다가와 짖어댔다.
ⓒ (주)포천신문사


센터 토지가 국유지에서 민간소유로 바뀌어 쫓겨날 위기
유기견 보호센터인 사단법인 애린원의 공경희 원장은 “1983년부터 버려진 강아지가 불쌍해서 한 마리씩 키우다 보니 벌써 강아지와 고양이 포함한 유기동물이 3000마리가 됐다”며 “내가 못 입고 못 먹어도 우리 동물들만큼은 좋은 사료 먹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애린원은 온라인 회원들의 후원으로 겨우 ‘강아지 입에 풀칠’하는 정도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매달 나가야 하는 4명의 직원 월급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 설상가상으로 현재 애린원은 30년 넘게 자리잡고 있는 현재 토지에서 이사를 나가야 하는 큰 고민까지 떠안고 있다.

애린원은 그동안 포천시에 국유지 사용 임대료를 내고 운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1999년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된 ‘조상땅 찾아주기 운동’과정에서 현 부지가 민간소유가 되면서 이전문제가 대두됐다.

공 원장은 “지금 애린원이 있는 토지 주인은 100억을 줘도 팔지도 않고 임대도 안해준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이사를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시청에 몇 년 째 도움을 요청해도 돌아오는 답은 ‘민사소송을 하던가 알아서 해라’는 식이다”고 말했다.

애린원과 시청은 몇 년 째 토지 이전문제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 토지 소유주가 ‘임대는 절대 불가하다’고 강경한 뜻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에 이사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공 원장이 이사 갈 장소로 물색한 곳은 신북면 삼성당리 인근으로, 이곳은 주변에 석재공장 외에 주택이나 상가가 없어 유기견 센터가 들어서기 알맞은 장소라는 것이 공 원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임대료 문제는 둘째치고라도, 삼성당리 토지 소유주의 허락도 못 받고 있는 상황. 토지 소유주는 “나중에 혹여라도 동물들 소음이나 냄새 때문에 항의가 들어오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며 임대계약을 시청과 직접하거나, 시청이 추후 발생할 민원을 책임져 주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약속’을 조건으로 걸고 있다.

이 때문에 공 원장은 시청에 1년여 넘게 “임대 계약을 할 수 있게 민원처리 각서 한 장만 써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지난 16일 공 원장은 농업기술센터 축산방역팀을 방문해 대안을 요구했다.
ⓒ (주)포천신문사


시청 측 “개인과 개인의 임대계약 문제라 관여할 수 없어”
지난 15일 공 원장은 오랜만에 시청을 찾았다. 이사 문제로 시장실과 포천시농업기술센터 축산방역팀을 오가며 ‘제발 한 번만 도와줘라’는 애교섞인 부탁을 하다가도,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강아지들 포천 시청앞에 다 풀어버리겠다’는 다소 격정적인 발언을 하기도 해서 이미 담당자들과는 안면이 두터운 사이지만 객관적인 문제 앞에서는 풀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때문에 공 원장은 서장원 시장과 김준태 부시장과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크다. 하지만 이날 부시장과의 면담은 비서실의 착오로 성사되지 못했다. 다음날 농업기술센터 축산방역팀을 찾아가 봤지만 역시 뾰족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애린원의 이사문제는 시청측에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민원이다. 임대는 개인과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시에서 이래라 저래라 관여할 수 없다는 것. 특히 개인의 임대 문제에 관여한 전례를 만들어 버리면 추후 비슷한 민원을 다른 곳에서 제기할 경우에 또다른 문제가 불거지기 때문이다.

경기도청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도청 관계자는 “딱한 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개인의 토지 이전에 대해서 도청과 시청이 관여한 전례가 없다”며 “유기동물 시설의 문제는 시군의 업무라서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애린원은 한 달에 50여 마리를 전국으로 입양보내고 있다.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애린원에서 일생을 보내는 동물도 있는 반면에 반려동물로서 새 삶을 찾기도 하는 것이다. 새로운 집으로 향하는 유기동물에게 아쉬운 인사를 할 때에는 유기동물에 34년을 바친 시간이 아깝지 않은 순간이다. 하지만 몇 년 째 공원장은 현 임대주의 퇴거 명령에 하루도 발을 뻗고 자본날이 없다. 아직 새 보금자리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 원장은 하루하루가 입이 마르고 속이 탄다.

공 원장은 기자에게 물었다. “유기동물들이 정말 내 개인적인 문제인가요? 모두 포천시 길거리에 내버려진 동물들인데? 포천시의 유기동물이면, 포천시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 아닌가요?”

공 원장의 질문이 강아지의 울음소리와 함께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 (주)포천신문사


김도희 기자 / namonews@naver.com
김도희 기자 / namonews@naver.com입력 : 2016년 0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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