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마음속에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그중 ‘내가 원하는 집 짓고 살기’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삶의 목표가 아닐까. 자신이 꿈꾸는 집을 짓고 사는 것, 그 소망을 이룬 문홍민 씨를 만나봤다.
포천시 창수면 오가리에 위치한 작은 주택은 한눈에 봐도 주변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소박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집은 건축목공기능사 1호 자격증을 보유한 문홍민 씨가 직접 지은 것으로, 지붕 하나 문손잡이 하나 그의 정성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40년 동안 몸으로 익힌 목공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문홍민 씨가 17살의 어린나이에 고향인 익산을 떠나 서울에서 제일 먼저 발을 들인 곳은 작은 목공소였다. 그는 이곳에서 작은 손으로 목공기술을 배웠다. 힘들고 고된 일이었지만 뚝심있게 7년을 일하고 24살의 나이에 국내에서 처음 실시된 건축목공기능사 2급 자격증에 응시하게 된다. 당시에는 자격증이 없어도 기술자 밑에서 보조로 배운 기술만 있다면 작은 목공소 정도는 소개로 일할 수 있던 시대였다.
하지만 문홍민씨는 1968년 처음으로 건축목공기능사 자격증을 실시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실기와 필기 시험을 준비, 그해 나라에서 배출한 첫 건축목공기능사가 되었다. 자격증 공부 없이도 큰 걱정 없이 일 할 수 있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문홍민 씨의 선견지명이 통했던 것일까? 그는 자격증을 딴 이후에 잠사기계를 제조하는 더 큰 회사에서 일 할 수 있게 됐고, 이후 인테리어 회사 등에서 근무하며 은퇴 전까지 서울 워커힐 호텔, 온양 도고호텔 등의 객실과 실내매장 인테리어를 맡는 등 굵직한 업무를 담당했다.
현장에서 그는 “깐깐하지만 완벽한 기술자”로 불리었다. 평소에는 ‘허허허’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동네 아저씨 같지만, 일할 때 만큼은 완벽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일을 마치고 공사 현장 사람들과 한 잔 마시는 술이 인생의 낙이었지만, 더 늦기 전에 산 좋고 물 좋은 동네에서 유유자적 살아보고파 7년 전 은퇴를 하고 이곳 포천을 찾았다.
포천에 대해 ‘이동 막걸리’밖에 몰랐던 문홍민씨는 동서부부의 소개로 포천 창수면 오가리에 터를 잡고 집을 짓기 시작했다. 직접 설계하고 재료도 좋은 것으로 고르고 골라 담장 하나부터 지붕까지 손수 올렸다. 그렇게 1년 동안 집 마당에 텐트를 치고 집을 지었고, 2011년 드디어 그의 정성이 담긴 집이 완공됐다. 집이 완성되자 제일 좋아한 사람은 바로 손주들. 주말에 놀러오면 마당과 거실에서 쿵쾅쿵쾅 뛰어 노는 재미에 집에 돌아갈 시간만 되면 아쉬워서 늘 대성통곡을 한다고 한다.
마을에 멋있는 집이 생겼다는 소문을 들은 이웃들의 방문도 많아졌다. 뒤늦게 삶의 터전을 포천으로 옮겨 아는 사람이라고는 동서네 부부 밖에 없었는데, 집을 구경하러 오는 이웃들과 인연이 되어 집 옆에 지은 작은 작업장은 마을 주민들의 아지트가 되었다. 문홍민 씨는 이곳에서 취미삼아 뿌리 공예도 하고 마을 주민들과 차도 마시고 가끔 막걸리 잔치를 열기도 한다.
젊었을 때는 ‘기술 장인’으로 이름을 날리고, 은퇴 후에는 멋진 기술을 가진 ‘이웃 아저씨’로 불리우는 문홍민 씨. 그는 삶에 대해 고민이 많은 젊은 인생 후배들에게 이렇게 전했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놀지 않고 일만 하는 사람을 바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일을 게을리 하면서 놀기만 하는 베짱이보다 지금 당장은 일 때문에 힘들지만 하루하루를 보람되게 보내는 개미가 행복한 노후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 후배들에게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보내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 문홍민 씨의 내공으로 만들어진 그의 집
ⓒ (주)포천신문사
↑↑ 뿌리공예, 블루베리 재배 등의 취미생활을 하는 공간 겸 이웃들의 아지트인 문홍민 씨의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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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홍민 씨는 취미로 만든 뿌리공예를 전시 및 판매하고 있다. 작품은 '새의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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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처럼 간직한 낡은 기능사 자격증을 바라보면서 문홍민 씨는 새삼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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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홍민 씨는 1968년 노동청에서 처음으로 자격증을 부여한 목공기능사 중의 한 명이다. (호수는 그해 배출된 기능사의 원서접수 순서로 부여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