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일 포천시 교육계는 시 최북단 관인면 관인로에 위치한 전교생 121명의 한적한 시골학교의 선전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날 발표한 2011학년도 학업성취도 평가 학력향상 부문에서 관인고가 국어, 수학, 영어 과목별 100대 우수학교(종합 : 경기도 1위, 과목별 : 수학 경기도 1위, 영어 경기도 2위, 국어 경기도 4위)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은 것이다.
관인고등학교는 2011년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국어의 경우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전년도 10.5%에서 2.5%로, 수학의 경우 전년도 10.5%에서 0%로 개선되는 눈부신 성과를 얻어냈다. 게다가 영어의 경우는 전년도에 무려 21%에 달했던 기초학력미달 비율을 0%로 낮춰 그야말로 작은 기적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직도 많은 교육계 관계자들은 관인고만의 학력향상 비결을 무척이나 궁금해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현석 관인고 교장은 “특별한 비결 보다는 학생들에게 ‘우리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 이러한 결과를 얻어내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관인고 학생들 중엔 특히 결손 가정이나, 기초생활 수급자 가정, 맞벌이 가정의 자녀가 많았고, 이외에도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농업위주의 생계활동을 하고 있어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무척이나 낮은 상태였다. 초.중학교때부터 이러한 상황이 이어져 왔기 때문에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대부분 이미 학업에 대한 무기력감이 무척이나 큰 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지난 2011년 이현석 교장을 비롯한 관인고 교직원들은 ‘우리도 할수 있다’고 자신있게 외치며 조용한 개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우선 관인고는 2011학년도 학교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학력향상’을 선정하고 지난 1년간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
관인고는 주 1회 아침시간을 이용해 학력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구상 및 운영을 위한 실무자 협의회를 실시했으며, 타 학교의 우수사례를 검토하고 적용해 관인고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기 시작했다.
또한 학교 자체적으로 기초학력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분석하고 학생수준에 맞는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 수업을 쫓아가지 못해 학업에 흥미를 잃은 아이들을 적극 구제해나갔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학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교직원들은 직접 학생, 학부모들과 면담에 나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제고와 학업에 대한 흥미를 일깨워주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 이 과정에서 실시된 포스텍 이공계 체험, 서울대 이공계 학과 체험 등의 다양한 현장체험과 명문대 선배들과의 멘토링 제도 운영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갖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러한 교직원들의 노력에 화답하듯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엔 교무실이 북적일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찾아와 교과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또한 이 같은 학생들의 열정에 학교 관사에 거주하고 있는 교사들은 늦은 시간까지 자발적으로 학교에 남아 아이들의 질문에 응대하며 사제 간의 두터운 신뢰를 쌓아갔다.
한편 관인고의 이번 결과는 사교육에 의존한 것이 아닌 공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얻어낸 결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 관인고의 변화와 함께 학교 주변의 유일한 사설학원은 결국 문을 닫게 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현석 관인고 교장은 “아이들의 성적이 향상됐다는 사실보다 생기가 없던 아이들의 눈이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반짝이는 모습을 볼 때 너무나 큰 뿌듯함을 느꼈다”며 “관인고등학교는 이번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전국 최고의 명문학교가 될 때까지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