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특집]제17대 국회의원 포천시연천군 선거구이철우 당선자

당선 인사

우리는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어냈습니다. 한국 축구의 고질적 병폐를 직시한 히딩크와 그가 생각하는 축구를 충실히 따르는 무명의 태극전사들과 ‘오!필승 코리아’를 외치는 국민들이 만들어낸 신화였습니다. 처음 히딩크는 5:0감독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그 때 만약 히딩크를 사퇴시켰다면 월드컵 4강 신화는 없었을 것입니다.
지난 3월 12일 193명의 야당의원들은 노무현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만약 탄핵이 결정된다면 우리의 정치 사회는 심각한 소용돌이를 겪을 수밖에 없고 후진국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절박한 순간에 우리 국민들은 탄핵추진세력을 소중한 한 표 한 표로 심판했습니다. 열린우리당에 과반 의석을 주었습니다. 이제 지역당으로 전락한 야당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이끌 명분도 비전도 없습니다. 진정 거듭나지 않으면 다음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포천?연천 유권자들의 선택은 더없이 값진 것이었습니다. 50년 분단이 만들어낸 온갖 불합리한 사고들이 지배하던 지역이 지난 대선을 깃점으로 우리 지역은 분명히 변화되었습니다. 남북화해와 부패정치의 청산, 경기북부의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표심을 나타냈습니다. 합리적 개혁과 남북의 화해를 원하는 대다수 국민의 승리였습니다. 이제 경기북부는 더 이상 소외의 땅일 수 없습니다. 통일시대, 화해의 시대에 중심으로 우뚝 설 수밖에 없는 통일국가의 운명적 땅입니다. 연천·포천이 그 중대한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언제나 우리 국민은 옳았습니다. 수 천년 동안 나라가 진정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 백성들은 온몸으로 나라를 구했습니다. 그 전통이 민주주의 대의 정치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우리 국민은 위대합니다.
이제는 통합과 민생안정입니다. 갈등을 부추기는 사리사욕은 죄악입니다. 우리는 지금 모두 어렵게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에 당선된 저는 첫째, 무엇보다 먼저 화합에 힘쓰겠습니다. 선거운동기간 가슴속 깊이 느낀 것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생각이 다른 사람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생각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 무례해집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이 달라도 예의바르게 대할 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입니다. 한국 정치인들이 백성의 모범이 되지 못해서 일어난 일들입니다. 그동안 함께 했던 후보들의 지지자들과 화합하고 그 힘으로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의 원동력을 삼겠습니다.
둘째, 생활정치, 주말정치의 모델을 만들겠습니다. 저는 지역에 거주하면서 의정활동을 할 것입니다. 아이를 우리 지역에서 교육하며 지역교육을 생각하고 출퇴근하면서 교통을 생각하고 우리지역을 통일시대의 중심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부지런히 지역민을 만나고 정책과 법안을 만들고 생활인으로서의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분명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화합하고 이해하고 어려운 시대를 협동하며 헤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나의 이해만 앞세우지 않으며 이웃의 미래를 생각하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겸손하고 헌신적인 자세로 의정활동의 기본을 삼겠습니다. 지지 성원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2004. 4. 16
17대 총선 연천·포천 선거구 당선자 이철우 올림

이철우의 살아온 이야기

내꿈은 유정회 국회의원
초등학교 시절 책받침, 공책은 그 당시 국회의원인 오치성 의원의 이름이 박힌 것을 많이 받아썼다. 아마 선거 때가 되면 그렇게 주었던 것 같다. 가난하므로 학용품 구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우리들은 무조건 좋은 것이고, 국회의원은 그렇게 학용품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동네는 포천(그 당시에는 연천이었다)에서도 가장 오지였다. 전기가 들어온 것이 초등학교 5학년이 끝날 무렵이었다. 전기공사가 끝나고 마을에 무대가 만들어지고 군악대가 왔다. 국회의원이 가운데 서고 군수, 면장, 마을 대표들이 한 줄로 섰다.
 저녁 땅거미가 지고 어두워졌다. 군악대 팡파르가 울리면서 점등식이 이루어졌다. 매일 등잔불에 익숙해있던 우리의 동공은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섬광에 일순 충격을 받았다. 온 마을이 대낮같이 밝아졌다. 군악대는 신나는 노래를 연주하고 집집마다 30촉 전구가 빛나고 있었다. 그 한가운데 국회의원이 있었고 그는 일장 연설을 했다. 모두 환호했고 마을 사람들은 두고두고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듬해 유신헌법이 만들어졌다.
그전에 국회의원은 선거로 뽑아서 됐지만 유신헌법으로 1/3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회의원이 있는데 이를 유정회 의원이라 했다. 어린 마음에 국회의원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베풀 수 있는데 선거에 나가는 것은 어렵고 유정회 의원은 교수나 그 외 다른 일 하는 사람 중에 임명한 것이라 쉽겠다 싶었던 모양이었다.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 교수가 된 다음에 유정회 의원이 되어 고향에 와서 좋은 일을 해야겠다.’ 생각했던 중학교 시절, 우리는 유신의 세계에 살 수 밖에 없었던 그 꿈은 박정희 시대의 종말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꿈을 꾸게 할 것인가?

숯불다리미와 PHILIPS 다리미
밥상을 차려주고 어머니는 내 교복을 다리신다. 밥할 때 만들어 둔 숯을 다리미에 담아 다린다. 전기는 들어왔지만 아직 전기 다리미는 서울에서나 있을 법한 얘기였다. 경운기가 보급되어도 쟁기로 밭을 가는 사람이 있듯이 말이다. 숯불다리미로 정성스레 다려주신 교복을 입고 자전거 타고 학교로 가면 산모퉁이를 지나도록 들어가지 않고 바라보시는 어머니였다. 나는 어머니가 그제까지 보고계시는 걸 힐끔 보고는 냅다 페달질을 힘차게 한다. ‘엄마 걱정 마세요.’ 하는 맘으로 말이다.
학교에 가면 다림질한 교복은 자전거와 씨름하느라 그저 그렇게 되어버리고 만다. 그래도 숯불다리미로 다려주신 그 교복! 누가 그 뜨거운 사랑과 정성을 알랴 지금은 아침이면 나와 아내, 그리고 중학교 2학년인 딸이 출근과 등교를 위해 온통 법석이다. 학교 교사로 있는 아내가 밥을 하면 나는 다림질을 한다. 딸아이는 조금이라도 더 자보겠다고 이불을 뒤집어쓰면 아내는 온갖 재촉을 한다. 매일 아침 벌어지는 행복한 소동이다. 딸의 교복과 셔츠를 다리면서 어머니의 숯불다리미를 생각한다. 그러나 너무나 편리한 philips 다리미는 그만큼 정이 없는 것 같다.
까만 교복을 군용 담요 위에 펴고 물수건으로 싹싹 문지른 다음 빳빳하게 줄을 세우던 어머니의 숯불다리미와 philips 스팀다리미의 차이를 우리 딸아이가 알까?

터부없는 세상을 위하여

대학에 갔을 때 온통 학원가는 광주학살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리고 이를 규탄하는데 세상이 흔들리고 있었다. 물론 나는 광주 폭도를 진압한 전두환은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것은 상식이었다. 그러나 또 다른 세상의 상식이 있었다. 광주는 민중항쟁이고 전두환은 살인자라는 상식 말이다. 25년을 살아온 내 상식으로 이러한 현상들은 가치관의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유난히 책읽기를 좋아했던 나는 결심했다. ‘그래, 터부에 대해 알아보자.’ 마르크스도 읽고 주체사상도 읽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교의 경전도 훑어보았다. 어떠한 터부도 없다. 스스로 자유인임을 선언했다. 휴전선이 가까운 전방지역에서 25년간 나는 무엇을 보고 들었는가? 그로 인해 세상을 얼마만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오늘 사람들은 자의든 타의든 자신의 생각을 수정해야 했다. 사회적 통념이 바뀐 것이다. 전두환이 살인자고 광주폭도가 민주화운동이라는 통념의 변화, 북한이 한 동포이고 함께 살아야 할 운명공동체라는 사회적 통념이 되기까지 지난 20년 얼마나 많은 상처가 있었는가?
아직도 우리 사회는 엄청난 갈등 속에 있다. 우리 사회는 작은 차이도 금방 적대감의 옷을 입는다. 미개한 사회일수록 taboo가 많다. taboo는 어쩌면 권력자들이 만들어 놓은 통치 수단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taboo가 깨지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아픔이 필요하다. 천동설을 지동설의 통념으로 바꾸는데 인간은 갈릴레이의 독배를 마셔야 했다. 이제 taboo없이 개명된 세상에서 살수는 없을까? 마녀를 만들어놓고 마녀와 가까이 하면 안 된다고 지금도 소리치는 인간의 모습들을 보면 그건 어쩌면 속성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닫힌 세상 그곳에는 taboo가 있게 마련이다.

옥중예배
내가 살았던 감옥은 서울구치소, 안양교도소, 김천교도소, 그리고 순천교도소 네 군데다. 물론 잊지 못할 남산 지하실에도 40일을 살았다. 그 40일은 40년만큼이나 긴 시간인지도 모른다. 지하실에서 검찰로 송치될 때의 기분은 새색시 시집가는 느낌이었으니 말이다.
서울과 안양은 미결수 때 있었기 때문에 임시거처다. 형이 확정되고 김천 소년교도소에 갔다. 정치범이라 소년수도 아닌데 그곳에 수감되었다. 소년수들은 일반수보다 더 힘든 생활을 한다는 사실을 안 것도 그 때다.
감옥 생활을 하면서 ‘무엇을 배울까’ 아무리 징역살이지만 아까운 시간을 허송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궁리 저궁리 해보았다.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은 미결수 때부터 이미 소문이 나있는데 오히려 너무 앉아 책만 읽다보니 무릎 관절이 않좋아 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교도관에게 혹시 옥중 교회에서 청소도 하고 봉사를 하면 안되겠냐구 물어보았다. 사실은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어찌하랴. 매일 책읽기가 하루 일과의 전부였다.
만기를 1년 6개월 정도 남기고 나는 다시 교도소 측에 요구했다. 매주 월요일마나 모이는 기독교 집회에 참석하겠다고 정식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관구 교사가 “참 희한한 공안수(정치범을 공안수라 부름)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안그러는데 왜 그러냐는 식이다. 종교의 자유를 달라는 내 주장은 급기야 법무부 교정 당국에 보고되어 조건부 허락을 받았다. 교도관 2명과 함께 기독교 집회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2명 아니라 20명이라도 상관없다고 했다. 월요일 나는 두 명의 교도대와 함께 예배에 참석했다. 푸른 수의를 입은 300여명 재소자들이 이미 찬송을 부르고 있었다. 나는 맨 앞자리에 양쪽의 교도대와 함께 앉아 기도를 했다. 예배는 재소자들이 이끌고 나갔고 외부에서 전도사님이 오셔서 설교를 했다.
예배 중에 재소자들로 이루어진 ‘갈멜’ 성가대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나도 출소하면 성가대를 해야지’하며 결심한 게 이 때였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둡고 소외된 곳, ‘죄인’들로 가득 찬 곳 교도소야말로 하나님이 계실 곳이라 생각했다. 이후로도 매주 월요일이면 집회에 갔고 네 번인가 다섯 번째부터는 교도대도 따라오지 않아 혼자 갔다 오곤 했다.
집회가 끝나면 외부에서 들어온 떡이며 초코파이, 우유 때로는 과일가지 푸짐히(?) 준다. 나는 나머니 4명의 공안수들 몫까지 챙겨서 돌아오면 한바탕 잔치가 벌어진다. 그러면 “ 주님의 은혜로 알고 먹겠습니다.”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공안수의 신앙의 자유는 이루어졌다. 지금도 교회에 앉아 예배를 드릴 때면 가끔씩 그 때를 떠올리곤 한다.

금반지와 은반지
우리 어머니의 손으로 만들어낸 모든 것을 쌓아놓으면 아마 남산만은 할 것이다. 그 손으로 일궈낸 땅은 모두 옥토가 되어있고 그 손으로 만들어 낸 음식은 자식들을 모두 이 나라의 일꾼으로 성장시켰다.
우리어머니는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에는 늘 두 개의 반지를 끼고 나가신다. 평상시에는 그 흔한 가락지하나 끼시지 않는다. 아마 일하는데 불편하거나 반지가 닳는게 아까워서 그러실 것이다. 그렇지만 대소 행사에는 반드시 반지 두 개를 가운데 손과 약지에 끼고 나가신다. 반지 하나는 루비가 박힌 금반지다. 또 하나는 어줍잖게 생긴 은반지다. 루비 반지는 내 동생이 육사 졸업 기념으로 해드린 아무나 낄 수 없는 반지다. 은반지는 내가 학생운동 하면서 졸업도 못했는데 동기들이 서울시립대라고 찍힌 은반지를 만들어주었다. 보 잘 것 없는 반지다. 그러나 어머니 손에는 늘 두 개의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어느 날 감옥에 면회를 오셔서 면회창 위에 올려놓으신 손에서 두 개의 반지를 처음 발견했다.
그래! 금이든 은이든 그것은 우리 어머니 손에서 모두 귀한 보석이고 똑같은 보물이다. 비록 처지는 달라도 이 땅 조국에서 나와 내 동생은 똑같이 귀중한 일꾼이요, 보배 아니겠는가? 이것을 어머니 손에서 깨달았다.
평생 일 밖에 모르던 그 손에 끼워져 있는 금반지와 은반지! 분단된 조국, 할 일 많은 조국에 우리 두 형제 그 반지처럼 살아야 할 것이다. 오늘도 어머니는 새벽마다 그 손을 모으고 기도하신다.

내 동생은 진짜 군인
세 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다. 어려서부터 쌍둥이처럼 자랐다. 머리가 좋고 과묵한 아이였다. 동생은 학교에서 자기 교실로 가는 것 외에는 거의 나를 따라다녔다. 산골에서 자라는 우리는 철마나 산에 가는 것도 정해져 있다. 겨울에는 토끼 올가미를 놓는다고(지금은 큰일날 일이지만) 가면 따라오고 이른 봄 칡 캐러 갈 때도, 여름철 산딸기 따러 갈 때, 머루 다래 따러갈 때 어김없다. 동네 어귀에서 친구들과 온갖 놀이를 할 때도 동생은 늘 따라온다. 아마 친구들보다도 형들하고 노는게 재미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나는 동생이 내 친구들하고 노는게 썩 좋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동생이라고 봐주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인가 6학년 때 학교에서 실수로 유리창을 깼다. 그 때는 유리창을 깨면 물어내야 하던 시절이었다. 집에 돈이 없는 것도 알지만 야단맞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내 동생은 “제가 유리창을 깼어요. 300원 가져가야 돼요.”이렇게 말하고 부모님께 받은 돈을 슬그머니 나에게 주었다. 또 한번은 중학교 때 500원 짜리 지폐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가 형에게 선뜻 건네주기도 한 기억이 있다. 언제나 1등을 놓치지 않던 동생은 육군사관학교에 우리 동네에서는 처음으로 합격했다. 자신은 법대에 가고 싶었는데 가난이 그를 육사에 보냈는지도 모른다. 내 생각에도 군인 체질은 아닌 것 같았는데 임관하여 벌써 4-500명을 휘하에 둔 대대장이 되어 있다. 뒤늦게 대학에 가서 학생운동을 하려고 하는데 동생 때문에 3년을 두고 고민했다. 군사독재에 항거하는 투사가 될 것인가? 아니면 조용히 나 자신을 억누르며 살 것인가? 이 생각으로 숱한 밤을 지새울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은 바로 갓 임관한 육군소위 내 동생이었다. 아마 그 때의 답답한 심정은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투사의 길을 택하는 순간 너무도 뻔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적, 투옥, 온갖 멸시, 가족의 고통...... 이런 일들은 어김없이 나를 찾아왔다.
첫 번째 감옥에 갔을 때 대위 진급을 한 동생이 찾아왔다. 오히려 나보고 걱정 말라고 위로를 하고 갔다. 돌아서는 동생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얼마나 가슴이 메어지던지....
세월이 흘러 지금은 모두 추억거리로 이야기하지만 그렇게 우리형제는 분단 조국의 아들로서 겪어야하는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왔다. 동생은 지금 훌륭한 대대장으로 인정받으며 조국의 청년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 형제가 조국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는 것, 결코 다른 길을 간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게 될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은 아마 우리 어머니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나회, 알자회가 사라지고 군대도 많이 민주화되었다. 군부통치가 사라지면서 군인도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군인이 독자적 의지를 가지고 국민을 대하는 시대는 갔다. 이제 통일 시대를 맞이하며 더 큰 꿈을 군인은 가져야 한다. 4천만의 군대가 아니라 7천만의 군대로 통일을 대비한 군대로, 동북아의 평화와 세계 평화의 파수꾼이 되는 대한민국 국군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 한 가운데 내 동생이 있다. 모든 아픔을 다 겪은 자랑스런 대한민국 육군 중령 내 동생이 있다. 그는 진짜 군인이다.

 정치가는 합창단의 지휘자 
매주 화요일이면 송우리엘 간다. 송우리 백합 미술학원 원장님이 마홀합창단의 주무이사고 남편인 박원장님은 합창단의 부단장이다. 그 학원에서 매주 화요일 합창단원이 모여 연습을 한다.
사실 노래를 잘하는 편이 아닌 나는 교회의 성가대 밖에는 노래를 해 본 경험이 없다. 그런데 우연히 합창단 공연을 보았고 최치선 단장님을 만나게 되면서 합창단과의 인연이 만들어졌다.
마홀합창단은 내가 참여하는 모임 중에 가장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모임이다. 회비도 매월 5만원이나 된다. 그래도 모두들 화요일이면 억척스러우리만큼 모인다. 단지 노래만 하고 헤어지는데 말이다.
합창단이 무한한 매력을 주는데 가장 큰 역할은 누가 뭐래도 지휘자 선생님 때문일 것이다. 늦깎이로 러시아에서 합창지휘를 전공할 정도로 열정이 있는 실력파 지휘자 김영철 선생님이시다. 의왕시에 살면서 매주 먼 길을 달려온다. 연습이 시작되면 지휘자는 땀을 뻘뻘 흘리며 음악에 몰입한다. 이를 쳐다보는 단원들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서로의 목소리를 섞으려고 애를 쓴다. 합창은 각인각색의 목소리를 아름답게 섞는 일이다. 블렌딩에 비유하기도 한다. 지휘자는 선곡을 해야하고 그 노래를 단원들에게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생각해야 하고 단원들 마음 하나하나도 헤아려야 하고 단원들보다 한 걸을 앞서 열심을 내야한다. 권위적이어서는 안되지만 위엄이 있어야하고 한 목소리를 내야하지만 개성이 무시되어서도 안 된다. 마홀합창단 지휘자 선생님은 이 모든 것을 몸으로 체득하고 있다.
매 주 두 시간 우리는 세상 모든 걸 잊고 노래한다. 합창! 그것은 단순함 합(合)이 아니다. 새로운 창조이다. 지휘자의 마음과 단원들의 마음이 일치되는 예술이다. 이 새로운 창조자가 바로 지휘자인 것이다. 여기엔 아무리 능력 있는 가수도 자신만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섞여야 한다. 각양각색이 섞여 전혀 새로운 소리를 창조하는 것이다.
합창단원의 직업도 사농공상이 섞여 있다. 합창단원의 외모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일치가 가능하다. 지휘자의 능력이다. 고통스런 노력이 있어야 득음을 할 것이고 인생사의 깊고 오묘함을 깨달아야 사람이 따르는 법. 합창단 지휘야말로 그런 일인 것 같다.
지휘자는 불협화음을 하모니로 만드는 염금술사라면 정치가 또한 인간이 사는 동안 있을 수밖에 없는 갈등의 조정자아닐까? 나는 매 주 두 시간 합창단에서 정치를 배운다. 그것도 노래하면서.... 
 
이철우 프로필
생년월일 : 1960년 8월 9일(음)
주 소 : 경기도 포천군 관인면 삼율리 204-1 (1982년까지는 연천군 관인면) 
본 적 :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문혜리 160
종 교 : 기독교
포천(연천) 중리초등학교 13회(‘73년) 졸업
포천(연천) 관인중학교 20회(‘76년) 졸업
포천(연천) 관인고등학교 5회(‘79년) 졸업
서울시립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입학(1984년)
서울시립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2001년 8월)
전국 대학생 대표자 협의회(전대협) 정책위원
반미청년회 학생부 지도위원(징역 1년6월 집유4년, 1989년 사면,복권)
월간 대학의 소리 대표
(주)영남 서울영업소 대리
민족해방 애국전선(징역 4년, 사면,복권)
작은학교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 공동대표(1999년)
작은학교를 지키는 사람들 운영위원(1999년)
중리초등학교 운영위원장(1999년~2000년)
포천문인협회 사무국장(1999년~2000년)
포천문인협회 이사(2001년~현재)
포천 마홀합창단 단원(2001년~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서시찰 중고등부 연합회장(2000년~2001년)
중리초등학교 총동문회 사무국장(1999년~현재)
민주개혁국민연합 운영위원(2001년~2002년)
서울시립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입학(1984년)
경기의제21 운영위원(2001년~2002년)
임진강 수질보전 경기도 자문위원(2001년~2002년)
경기도 채석장 합동평가위원(2001년~현재)
한탄강 네트워크 사무처장(2000년~2003년)
댐반대 국민행동 집행위원장(2002년~현재)
한탄강 백지화를 위한 3개군(연천, 포천, 철원) 대책위원회 사무국장
영중중학교 운영위원장(2002년)
평화와 번영, 통일시대를 위한 북부비전21 공동대표(2003년)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 및 지방분권위원회 자문위원(2003년)
개혁신당추진연대회의 운영위원(2003년)

저 서 : 동화집 백두산호랑이 外 포천문학
취 미 : 테니스, 연극관람(연출)
특 기 :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