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천연천 지역의 김영우 국회의원 당선인은 ‘젊은 피’라는 어휘에 딱 부응하는 그런 인물로 보인다. 사십을 막 넘어선 나이가 그렇고 박사과정까지 수학한 그의 지적 이력도 지금까지 이 지역의 정치인에게서는 드물었던 경력이어서 또한 그러하다. 사진으로만 접했지만 지적인 날카로움이 물씬 풍기는 그의 외양도 그야말로‘이 지역에 젊은 피가 수혈되었다’ 라는 느낌을 돕기에 족하다. 이번에 당선된 전체 국회의원 중에서도 매우 젊은 편에 속할 것 같은데 어쨌거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국회의원직이란 자신이 선출된 지역의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의 대사까지도 돌보아야 하는 자리인 만큼 그 직위의 중요성을 부인할 사람이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원이란 직책은 각계각층의 인물들로부터 온갖 고언, 건의, 비판을 감내해야 하는 자리인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필자는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문화예술의 창달자로 자임하며 살아가고 있는 터이므로 사실 지역이나 국정의 실제적이며 정치적 의제들과 관련해서는 문외한이다. 그러나 필자가 업으로 삼고 있는 문화예술 관련 분야와 관련해서는 이번에 당선된 김영우 당선인에게 드릴 고언이 있다. 솔직히 토로하건데 이번의 국회의원 선거 결과, 그리고 지난 대선 결과를 돌이켜 보는 필자로서는 실상 무언가 위태롭다는 감을 금치 못한다. 보수 세력의 대표를 자임하는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 결과도 전체 판세를 볼 때 약 200석 가까운 의석이 보수적 정당들에 의해 점유되었기 때문이다. 국민의 선택이 그러했기 때문에, 다시 말해 대의 민주주의제의 주된 에너지가 그 쪽으로 집중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기에 어찌할 도리도 없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이 또한 필수적인 조건이기에 지난 대선과 이번의 국회의원 선거 결과는 너무 한 쪽으로 편향되었다는 느낌을 금할 수 없는 것이다. 어느 단체, 어느 집단이건 세가 너무 편향되면 독선과 독주, 전횡과 아집으로 흐를 개연성이 높아지기에 두 번의 선거 결과는 필자에게 매우 아쉽게 여겨진다. 좌든 우든 세의 비율은 6:4 정도는 되어야 견제와 균형에 의한 창의적, 생산적 정치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고 실제로 대의민주제의 선진국인 미국과 같은 나라의 선거 결과는 늘 그 정도의 균형 감각을 보여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필자는 김영우 당선인에게 지역과 국가, 시대와 사회를 길고 넓게 보아 자기 스스로 균형 감각을 늘 갖추어 주기를 기대하고 싶다. 필자가 바라는 균형 감각은 가령 다음과 같은 것이다. 이번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이명박 정부가 가장 우선 순위에 두는 국정 목표는 경제 살리기인 듯하다. 맹자도 백성에게 있어서는 먹고사는 것이 으뜸(民以食爲天)이라 하였으니 우선 국민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경제를 살리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터이다. 특히 요즘은 세계적 경제 환경이 날로 악화되어 경제 성장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니 경제를 살리는 데 현 정부가 반드시 성공하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삶을 여유 있게 꾸릴 수 있도록 되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현정부는 너무 경제 살리기에만 올인 하는 듯하여 우리들의 삶과 관련한 다른 분야는 도외시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 김영우 당선인도 공약의 우선 사항이 경제 살리기였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기에 경제적 지표의 성장과 함께 반드시 같이 해야 할 것은 문화적 수준의 고양이다. 동물적 삶과 구분되는 인간의 삶 그 자체에 이미 문화라는 개념이 함축되어 있지만 보다 좁게 볼 때 문화는 정신과 의식 측면의 자각적 활동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른바 문화예술이라는 용어 속에 그러한 개념이 가장 잘 용해되어 있다. 문화예술은 누구나 이해하는 바와 같이 문학, 음악, 미술, 연극, 영화, 건축 등이 그 하위 장르이고 이것을 누리고 스스로 참여까지 할 수 있을 때 삶의 질적 수준이 높아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도 물질적 성장이 더 필요하긴 하지만 문화적 삶을 누릴 수 있는 충분한 단계에 이미 이르러 있다. 문화의 향유는 경제적 토대가 필요한 법인데 그 정도의 경제적 수준에는 충분히 이르렀다는 것이다. 문화 수준의 발전은 한 지역이나 국가의 의식 수준을 높임으로써 윤리나 도덕 감각을 내면화시킬 수 있게 하고, 창의적 감수성을 촉진케 하여 경제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게 한다. 이런 관점에서 김영우 당선인은 포천과 연천 지역의 문화 예술의 견고한 지반 마련에 애써 주시길 부탁드린다. 이미 김 당선인이 자신의 공약에 전원형 신도시 개발과 매력 넘치는 도시 만들기라는 과제를 설정해 놓고 있음을 보았지만 여기에 ‘문화’라는 아이템을 접목할 때 이것은 한결 풍부하고 내실 있는 프로젝트로 될 것이다. 가령 포천과 연천의 지역 이미지는 아직도 접경지역이라는 개념이 강하다. 포천이라 하면 수도권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군부대가 많은 곳, 이동 갈비, 이동 막걸리 아니면 산정 호수 정도의 이미지로 떠오를 것이다. 김 당선인은 이러한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도시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해야 할 과제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문학이 가지는 통합적 상상력, 역사가 가지는 실증적 탐구력, 철학이 가지는 개념 생성력, 기타 여러 예술 분야들이 가지는 창의성을 접목하여 문화 컨텐츠를 창조하고 이것을 포천과 연천의 지역 이미지에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포천·연천의 문화, 역사, 지리적 환경 등의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하여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 포천이나 연천하면 사람들이 즉시 연상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이것을 이미지화 하는 것이다. 이것은 물론 기존의 접경지역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사람들에게 포천·연천은 참으로 자연 친화적 도시이며,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스토리여야 할 것이다. 요즘은 상품을 팔더라도 배경 스토리와 역사를 가진 상품이 더 큰 구매력을 가지는 만큼 이 지역에 어떤 스토리를 접목시키는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또 하나는 포천 지역 같은 경우 최익현, 오성과 한음, 양사언, 이해조 등의 문화인물들을 배출한 지역인 바 이들을 한데 묶어 소개하는 기념관 같은 것을 적절한 위치에 건립하고 그 주변을 휴식과 관광을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관광지로 건설하는 사업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효석 문학 기념관 같은 곳은 그것이 건립됨으로써 그곳 봉평 일대의 주민들이 메밀 꽃 축제, 메밀을 재료로 한 먹거리 등을 계발하여 하나의 문화산업으로 성공한 대표적 경우이다. 마지막으로 포천·연천은 장차 통일이 되면 금강산, 명사십리 등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교통 요충지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당장에 포천·연천은 분단의 벽을 허물어 통일 된 한국의 문화예술을 선도하는 최초의 거점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문학, 음악, 연극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구상하면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멀리 보면 문화와 경제는 별도의 다른 영역이 아니다. 단지 균형 감각과 긴 안목을 가진 지도자라면 이들을 통합하여 삶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더 향상된 경제적 지표의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포천과 연천이 세련된 문화적 수준과 품격을 갖춘 도시로 성장하여 수도권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들조차 찾고 싶어하는 명품 도시로 거듭나도록 김 당선인의 땀과 수고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