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완 본지 취재국장
포천시 이동면 연곡리 주민들은 6월째 원평 포사격장 폐쇄 혹은 이전을 요구하면서 군부대와 대치하고 있다.
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반세기 동안 군부대로 인해 피해를 봐 왔는데, 군부대가 우수한 성능의 포사격 연습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90mm나 105mm 포사격을 할때는 그나마 참을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120mm포사격으로 인해 소음과 진동으로 피해가 더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주민들은 군부대측이 그동안 수십차례 피해방치 대책을 약속해 왔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제 군부대의 약속을 믿을 수 없고 점점 커지고 있는 피해를 보고만 있을 수 없어 포사격장 폐쇄나 이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게됐다.
군부대와 관련한 주민피해 사례는 이동면 연곡리 주민에게만 한정되어 있지 않다. 포천지역에는 409만평의 영평사격장과 600만평의 승진훈련장, 원평사격장 등 군부대가 훈련이나 사격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면적은 총 1천30만평에 이른다. 포천시 전체 면적의 32%(260.83㎢)정도가 군부대와 관련되어 있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고있다. 포천지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개 지방자치단체에 2개 군단과 2개 사단, 7개 여단과 예하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곳으로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는 물론 훈련과 사격으로 인한 지난 50년 동안 물질적인 피해와 정신적인 피해는 상상하기 힘들다.
포천시는 군사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지역발전에 막대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광고비로 거대한 금액을 지출하고 있다. 포천시 또한 市 이미지 제고를 위한 중앙방송 매체는 물론 각 홍보매체에 수십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도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천시 지역의 피해지역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경기북부가 지역구인 정성호 국회의원 등이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비수도권 지역 단체장들과 국회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으로 시행하려고 계획했던 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주한미군 공여구역 지원특별법은 국가안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희생해 온 것에 대해 국가의 지원을 확대하여 지역간 균형발전을 촉진하고 주민들의 생활안정 대책을 위해 마련됐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반환공여주변지역 등에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오히국교육기관 설립운영, 고용안정사업 등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미군기지를 이전지역에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낙후지역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지원도시 사업구역을 지정해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발전종합계획의 추진을 위하여 사회간접자본시설, 사회복지 및 교육문화관광시설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공여구역주변지역 특별법이 제정되자 포천시를 비롯한 미군공여구역이 소재한 지방자치단체들은 이제 뭔가 이루어지나 하면서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그런데 공여구역 특별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상위법적 성격을 가지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이 필수요건이다. 아무리 공여구역 특별법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상위법인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거해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포천시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4년재 대학유치사업을 비롯해 영북면과 일동면, 이동면을 포함하는 레저관광단지 조성사업, 지역항공설립 등 대형사업들은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정 때문에 아무런 일을 할 수 없다.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인해 접경지역지원법으로 추진하려던 사업들도 발목이 잡혀있다. 접경지역지원법은 전국 15개 시군 98개 읍면동에 대해 그동안 피해에 대해 보상차원에서 마련한 특별법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포천시의 경우 관인면과 창수면, 영북면, 영중면, 신북면, 이동면 등 6개 지역이다.
접경지역지원법 제3조에 명시된 규정, 즉 접경지원에 관한 사항에 있어 다른 법률에 우선 적용하지만 국토개발법과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시설보호법에 관한 사항은 그러지 아니하다는 단서 조항이 때문에 겉으로는 뭔가 지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포천지역에 소재한 접경지역은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또다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
접경지역지원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접경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만이라고 대규모 위락단지 조성사업, 산업단지 조성사업, 4년재 대학신설 등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정부에 대해 예산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포천시가 민자를 유치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2단계 국가균형발전 종합대책 역시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포천시를 성장지역으로 둔갑시켜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포천시는 정체지역으로 분류해 중소기업들에게 법인세 인하와 국민건강보험료 등의 감면혜택을 줬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 9월 2단계 국가균형발전 정책안을 통해 포천시를 대전이나 부산, 대구, 울산시와 동일한 성장지역으로 분류해 그동안 부여했던 혜택마저도 폐지하겠다고 하고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중앙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지역성을 고려하지 않는 단편적인 대책이나 규제는 국가발전을 위한 성장동력 자체를 크게 훼손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더욱이 균형발전이라는 논리로 수도권 지역 지방자치단체를 규제하려면 경기남부와 경기북부 지역을 분류해야 한다. 경기남부 지역은 실질적인 수도권이다. 그러나 경기북부 지역은 수도권이라기 보다는 더 많은 혜택을 줘야할 소외된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소외된 지역에 부여하는 혜택마저도 주지 않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미군공여구역 특별법과 접경지역지원법에 의해 혜택을 주겠다고 해 놓고 수도권정비계획법과 2단계 국가균형발전 대책으로 규제를 가하는 것은 이들 지역주민들은 우롱하는 처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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