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통일 후 토지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 18

현재 남북한은 서로 상이한 토지 소유권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통일과 동시에 단일화되어야 한다. 북한 지역 토지 재산권 처리 문제는 통일이 어떤 방법으로 어떤 형태로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주장하고 추구하는 흡수 통일을 전제로 한 자본주의 시장경제 질서에 부응하는 소유제도로 전환될 것임은 분명하다. 허나 남한의 토지제도를 통일 후의 북한 지역에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도 현재 우리의 토지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감안할 때 바람직하지만은 않다. 따라서 통일 후 북한 지역의 토지제도는 사유화를 기본으로 원소유자에의 반환과 보상, 재국유화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여 독일에서와 같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통일 한국의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정리되어야 한다.

법률 통합의 문제

통일은 남북한 주민의 정치적, 정부의 정책적 문제이지만 결국에는 법적인 처리 과정을 거쳐야만 하기에, 통일에 대한 법적인 인식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독일은 통일에 대비해서 정부, 법학자, 법률가 등이 헌법을 잠정적으로 설정하여 그 전제 하에서 통일을 준비하였고 이는 우리에게 하나의 교훈을 준다. 그러나 남북한은 각자의 체제가 한반도 유일의 합법 존재임을 주장하며 서로 상대를 부정하고 있으며, 법제 역시 상대 체제를 대립적 구도로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통일 후 남한의 법제에 따르게 되면 북한의 체제는 불법으로 간주되어 모든 실정 법규는 효력이 정지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 의해 법적인 문제는 단순히 해결된 것으로 보여 질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현행 남한의 법제가 통일 한국에 그대로 적용되어 운영될 경우 문제가 제기된다. 남한과 이질적인 질서 하에서 살아온 북한 주민에게 남한의 법질서의 경험은 상당한 혼란과 당혹을 가져올 것이며, 이에 따라 법질서는 일대 혼란 속에 놓이게 될 것이 자명하다. 그러므로 합리적 법 통합 없는 일편향적 질서로의 통합은 지양되어야 한다. 통일 한국이라는 새로운 질서에는 새로운 제도가 요구되어진다. 물론 새로운 질서의 창출이 과거로부터의 무조건적인 단절에서 오는 것은 아닌 과거의 경험을 발판으로 하는 것이기에 남한법, 북한법이라는 한국법의 큰 테두리에서 통일 한국의 법질서에 관한 법률 통합의 방법론과 한계성에 관한 문제의 논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통일 한국의 토지관련 법제는 남북한의 기존 질서를 바탕으로 조화점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현재 남한의 경우 수백 종의 토지 관련 법률이 존재하여 큰 혼란이 오고 있으며 반면에 북한의 경우 토지 관련 법률이 하나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남북한 토지 소유의 형태에 의한 것으로 남한의 경우 경제적 가치가 큰 토지의 이용 등과 관련 그 관리에 있어 규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 한국의 시대에는 국토의 이용․관리에 있어 각종의 복잡한 법률을 통합하여 체계적으로 법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