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1-08 오전 08:08:4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르포/기행

[용경자의 세상읽기 = 17] 문신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9월 23일

사람은 멋지고 함께 하고픈 마음에 몸에다 문신을 새기기도 하지만 살면서 가슴속에 새기게 되는 문신도 있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가슴속 문신으로 인해 누군가 행복해 질 수도 있고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고 가슴이 후끈 뜨거워지기도 한다. 

백 명의 스님이 공력을 모아야 불쌍한 하나의 영혼을 구제할 수 있다는 백중날 아침에 절에 도착하여 법당 안에 앉아 있었다. 그때 노장의 주지 스님이 오시더니 40년 전 시주를 다니던 시절에 겪은 이야기를 해 주셨다.


어느 부자 집 문 앞에서 목탁을 두드리면서 시주를 기다렸는데 대문이 열리면서 커다란 세퍼트가 으르렁거리며 달려 나와 깜짝 놀라서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치셨다고 한다. 그런데 잠시 후 한 여인이 허겁지겁 달려와서 꼭 쥔 손안에서 빨간색 돈을 스님께 시주하면서 하는 말이 “우리 사모님이 교회를 다녀서 그러니까 용서하세요” 라고 하더란다. 스님은 놀란 가슴에 너무도 고마워서 “당신은 누구신데 일부러 이렇게 날 쫓아 왔느냐” 고 물으니 “저는 그 집의 식모입니다.” 라고 했고 스님은 고마움에 “부처님 전에 소원을 빌어 드리려 하니 말씀해 주십시오." 했더니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나겠지요." 하면서 그냥 가 버렸다고 한다.


그 후로 정확히 44년이 흘렀건만 모든 일에 태연할 것 같은 노장의 스님도 그 기억 속에서는 한숨을 한 번 내시면서 지금쯤 살아있을지 궁금하다고 하셨다. 아마도 그 기억은 한평생 불가의 길을 걸어오면서도 스님의 가슴속에 문신처럼 생생하게 새겨진 듯하다.


불자들이 하나둘 모이더니 법회가 시작되고 스님의 목탁소리가 하늘까지 닿을 듯 힘차게 울려 퍼졌다. 하늘에서는 목탁소리와 화음을 이루려는 듯 시원스레 소낙비를 내려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9월 23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