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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 두레박 사랑

김형석(조사위원회 총무)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9월 12일

나 어릴 적 집안 한 모퉁이에 여름이면 시원함을 겨울이면 따뜻함을 주는 깊은 우물이 있었다. 여름이면 목마름을 달래기 위해 물을 떠올리려다 두레박을 빠뜨리기가 일쑤였다.

이를 본 아버지는 신발을 벗고 돌을 밟고 내려갔다. 5~6m 내려가서 2~3m 깊은 우물 속에 대나무 막대기를 넣어 두레박을 건져서 대나무와 두레박을 손에 잡고 다시 미끄러운 돌을 밟아 올라오곤 하셨다.


5,6살 때인 나는 깊은 우물 속을 조심조심 내려가시는 아버지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책망 한마디 하지 않고, 당신의 생명을 담보로 깊은 우물을 마다 않고 내려가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깊은 사랑을 느낀다. 드디어 무사히 두레박을 건져 우물을 나올 때면, 안도의 한숨과 함께 다시는 실수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도 하여 보지만 그러나 간혹 하루에 2번 내려 가실 때도 종종 발생하였다.


올해는 유난히도 더운 날씨 때문에 시원한 물을 찾아 피서객들이 이 산과 계곡을 찾는다. 피서객들 중에 많은 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바닷가 같은 피서지에서는 젊은 사람들만이 즐기는 피서이기에 아쉽다.


시원한 계곡을 찾아 부모님과 함께 하는 피서를 즐기는 가족을 보면 마음이 흐뭇하다. 효도를 직접 자식에게 가르치는 교육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두 자녀의 두 부부가 온 정성을 쏟으며 희생을 게을리 하지 않지만, 정작 나이든 부모님은 홀대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볼때면 씁쓸한 뒷맛을 느낀다.


내 나이, 27살 되던 해 20년 전 무척 무더웠던 7월에 돌아가신 아버지께 피서 한번 함께 하지 못한 불효막심한 자식! 내 생활에 쫓겨 살던 서울생활의 궁핍함 때문에 돈벌어 서울에 모셔 구경한번 시켜 드리겠다는 꿈은 사라지고 무덥고 뜨거운 여름날이면, 시원한 두레박 물을 떠올려 목간을 즐기시던 모습은 이제 슬픈 추억으로만 남아버렸다. 자식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으신 당신이지만 서울구경은커녕 시원한 피서한번 모시지 못한 철저한 불효막심한 자식의 눈에 이슬이 맺힌다.


유난히 자식을 사랑하시던 7남매의 자식 욕심 많은 아버지, 저녁식사시간에 자식을 하나하나 챙기시며 하루의 생활 지침서를 교훈하시던 아버지, 얼큰한 약주 덕분에 더욱 신이 나셔서 "동네 어른들 보면 인사 꼭해야 돼.", "친구들과 싸우지 말아라.", "절대 남의 물건에 손대면 안돼.", "형제끼리 우애가 있어야 돼", "부모님 말씀 잘 들어야 돼", "형제간의 우애가 있어야 돼" 우리는 매일 들었던 터라  놀리듯 따라하면 더욱 신이나 엉덩이를 두들겨 주던 아버지는 두레박의 아버지의 모습도 두레박도 내 곁에 떠나버렸지만 이제는 아버지의 그 자리에 대신 다섯 자식을 가진 47살의 아버지가 되어버린 불효자식의 마음 속에서 한여름 시원함을 전해주는 두레박의 사랑을 가슴속 깊이 그리워하여 본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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