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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를 살아가는 포천의 예술인 - 조/각/가 구 본 주

“예술은 시대 비춰주는 거울, 함께 호흡해야”
문지연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4년 04월 08일


















▲조각가 구본주.




“예술품은 시대의 산물이고 그 시대를 생생하게 비춰주는 증언가이다”

조각가 구본주(37)의 작품에서는 386 세대가 거쳐온, 그리고 거치고 있는 삶들이 투영된다. 그들에게서 배어 나오는 이데올로기의 냄새도 짙다.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하늘처럼 떠받들여지고, 중심이 되고 싶어하는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남성을 표현한 ‘하늘’이라는 작품이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보여주듯 말이다.

고3 1학기 때까지만 해도 보통의 학생이던 구 작가는 후에 자녀들에게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6개월간 미술학원에 다니고 내친 김에 홍익대 미대에 진학한다.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시골에서 상경한 그가 문화적 충격을 겪었을 일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 시절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새로운 것들에 대한 설레임과 나 말고도 이 길을 가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깨달음 등등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들이 내 삶을 이끌었죠”

재료비가 적게 들어 조각을 선택했다는 구 작가. 하지만 민주화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총학생회 부회장 선거에 나가는 등 세상을 움직이기 위한 능동적인 노력을 강조하는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니 조각과의 만남이 필연이지 싶다.

구 작가는 “끌 작업한 흔적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느낌을 좋아해요. 직접적인 느낌 있잖아요. 현장의 느낌이 생동하는…”이라는 말로 추측을 뒷받침한다.

군복무 없이 7년간 다니던 대학을 졸업하며 포천에 작업장을 만들고 ‘미술밥’을 먹은 지 10여 년이 지났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포천은 구 작가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빼앗아 가고 있다.

“어린 시절 토끼, 물고기를 잡던 산하가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파괴되고 있어요. 더 큰 문제는 파괴에 대한 문제의식도 못 느낀다는 거죠. 과연 그 개발이라는 행위가 인간의 행복을 보장해 줄 수 있을까요?”

아빠의 공구로 소꿉장난하는 두 자녀, 세모와 네모에게도 아름다운 환경을 전해주고 싶지만 요원한 일인 듯 싶어 안타까울 뿐이다. 대신 구 작가 자신이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한 길을 걸어왔던 것처럼 아이들이 아빠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노동하는 아버지’를 기억해주길 기원한다. 구 작가는 내년에 있을 개인전에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전시하고자 오늘도 철판을 두드리고 흙을 다지고 나무를 깎는다.

“김홍도나 고흐 등이 왜 오늘날 유명한 지 아세요? 시대를 진심으로 느끼고 받아들였기 때문이죠. 그런 과정을 통해 사회와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이 탄생하는 거죠”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젊음을 내던지던 그가 현재는 사회와 작품, 작가와 관람객 사이의 소통의 민주화를 위해 예술혼을 불사르고 있는 것이다.


문지연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4년 04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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