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은 중종 39년(1544) 밀양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유학을 익혔다. 그러나 이에 만족치 않고 16세 때 직지사에 출가하고 18세 때는 승과에 합격한다. 출가 이후 그는 당대의 문사들과 널리 교류하였으며 교단 내에서 선종 수사찰인 봉은사 주지에 천거될 만큼 두각을 나타내었다.
그는 한국불교사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서산 법맥의 적통(嫡統)으로서도 확고한 위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유정에게 있어 진과 속은 구분없는 한마당 삶의 무대였다. 그는 전장에서는 용맹한 의승장이었으며, 세속의 현실에 처해서는 경세가였고 탁월한 외교가였다. 동시에 세속을 떠난 선문에서는 법맥의 적통자였던 것이다.
유정은 그의 호 사명으로 일반에게 더 친숙하며, 그의 행적에 대해서도 대중은 역사적 사실보다는 이른바 ‘사명대사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이들 사명대사 이야기는 대체로 임란 중의 활동이 주류를 이룬다. 서릿발같은 선사의 결단과 담대성, 결연한 정의감, 그리고 깊은 우국충정을 기술하여 유정의 영웅적 풍모를 전하고 있으며, 아예 그를 도력 높은 신승으로까지 묘사한 것들도 적지 않다.
유정 당시는 물론 오늘에 있어서까지 민중은 설화 속의 사명대사의 행적에서 통쾌함을 느끼고 그 모습에 공감한다. 그만큼 유정은 영원한 민중의 영웅으로 살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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