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재(三才)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삼재(三災)라는 말도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삼재(三災)는 제쳐두고 삼재(三才)에 대해서만 논하기로 한다. 삼재(三才)란 우주(宇宙) 사이에 존재하는 만물(萬物)을 통 털어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흔히들 삼재(三才)를 말할 때 천(天) 지(地) 인(人) 삼재라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삼극(三極) 삼령(三靈) 삼원(三元) 그리고 삼의(三儀)를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관상(觀相)에서는 얼굴의 세 부분을 말하기도 한다. 관상에서 말하는 얼굴의 세 부분이란 이마와 코와 턱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을 볼 때 이마와 코와 턱을 중요하게 본다는 말이다.
옛 사람들은 대사(大事)를 놓고 논할 때 천시(天時)를 말하고 입지(立地)를 말하고 사람(人)을 말했다. 바로 천지인(天地人)을 말했던 것이다. 물론 천시를 잘 타고나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천시를 잘 탔다 해도 입지조건이 맞지 않으면 일을 성사시키기 어렵다. 일을 성사시키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사(人事)이기 때문이다. 인화(人和)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람이 중요하고 화합(和合)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은 그래서 생겨난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삼재(三才)를 달리 설명해주기도 한다. 내가 학생들에게 설명해주는 삼재는 시간(時間)과 공간(空間)과 질량(質量)이다. 과학의 눈으로 볼 때 이 세상의 모든 존재(存在)를 결정해주는 것은 시간과 공간과 질량이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과 질량이 한 사람의 운명(運命)을 결정해 준다. 어느 날(日), 어느 시(時), 어디에서(場所), 어떤 사람(人)이 태어났느냐? 연월일시(年月日時)가 중요하고 그 순간에 태어난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월일시는 시간만의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공간은 시간과 연계(連繫)되어있기 때문이다. 밀접한 관계(關係)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동경이냐 서울이냐 북경이냐에 따라 일시(日時)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동경시(東京時)를 쓰고 있다. 서울시는 동경시보다 30분 늦게 간다. 때문에 정확한 서울시를 쓰려면 현재의 시간에서 30분 늦추어 계산해야 한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썸머타임(summertime)을 실시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실시했다면 1시간 30분의 오차(誤差)가 생길 수 있다. 이 같은 사실도 알아두어야 한다.
시간과 공간과 질량의 문제는 사람에 국한(局限)되는 것만은 아니다. 모든 존재(存在)가 그렇다. 매사(每事)가 그렇고 우리들의 일상(日常)이 그렇다. 가령 수돗물을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이 때 삼재(三才)에 해당하는 시간과 공간과 질량은 수도꼭지의 크기(空間)와 그 크기에 따라 흘러나오는 물의 양(質量)과 그 양이 쏟아져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時間)이다. 이처럼 모든 것은 시간과 공간과 질량이 결정해주는 것이다. 매사가 그렇고 일상이 그렇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 일에 투입되는 사람이나 장비나 자재 같은 공간(空間)의 문제와 그 일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時間)의 문제와 그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성과 즉 질량(質量)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처럼 철학(哲學)의 세계에서는 삼재(三才)를 천지인(天地人)으로 보고 있고 과학(科學)의 세계에서는 시공질량(時空質量)으로 보고 있다. 일상을 살펴보면 "철학의 관점(觀點)" 에서 들여다보는 삼재도 소중하고 "과학의 관점(觀點)" 에서 들여다보는 삼재도 소중하다. 우리는 "철학의 눈(眼目)" 과 "과학의 눈(眼目)" 을 동시에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모든 일은 하고 싶을 때 해야 하고,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 수 있을 때 하고, 하고 싶을 때 해야 능률이 오르고 신명이 난다. 매사에 신명이 나도록 철학과 과학 두 관점(觀點)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삼재(三才)를 잘 활용하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