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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의 탐조(探鳥)이야기(9)] 쇠기러기(white-fronted goose)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4월 02일

 

봄기운이 완연한 오후 창밖에는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한 무리의 새들이 날아든다. 쇠기러기는 철원평야나 천수만, 주남저수지 등에서 월동을 하지만, 우리동네에는 이들이 지나가는 중간 경유지이기에 겨울에는 쇠기러기를 볼 수가 없고, 봄 가을에 가끔씩 관찰되기도 한다.


작년에는 4월 중순경에 북상하는 쇠기러기 500여 마리가 관찰된 일이 있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약 1달 정도 빠른 편으로 아마도 이것은 지난 겨울 날씨가 예년보다 따듯했기에 북상시기도 그만큼 빨라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약 1천여 마리가 군무를 이루다가 포천시 군내면 인근 논에 차례차례 내려앉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논에는 쇠기러기의 무리로 장관을 연출한다.


이들은 월동지에서 겨울을 지내고 시베리아로 돌아가는 도중에 체력을 보충하려 이곳 포천에 내려앉아 먹이 활동을 하게 되는데, 예년의 경우를 보면 대략 10여일 정도 머물고 가는것 같다.


지금 이들은 먹이활동이 시급한 상황이라 보통 때보다 경계심이 덜한 편이라서 가까이 접근을 하여도 별로 의식을 하지 않더니 농로에 갑자기 나타난 트렉터 소리에 일제히 머리를 들고 한 방향을 주시하더니 그중 가장 대장격인 한 녀석의 신호로 일사분란하게 공중을 향해 날아오르는가 싶더니 다시 옆의 논에 내려앉았다.


그리고는 맨 앞에 1마리가 주위를 감시하며 동료 쇠기러기들이 안심하고 먹이를 먹도록 돕고 있는데, 이 녀석은 아마도 서열이 꽤나 높은 경비대장 쯤으로 보인다.


쇠기러기의 주식은 낟곡이며 고인물에서 작은 곤충이나 유충 등을 먹는 것 같았다. 그렇다보니 농사철에 버린 농약병에 의해 오염된 물을 먹고 집단 폐사하고 또 그 주변에 서식하는 독수리나 다른 맹금류등이 이들의 사체를 먹어 2차 감염되어 폐사하는 사례가 언론에 가끔 보도되기도 하는 그 비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요즘은 겨우내 월동지에서 먹이를 먹고 살찐 다음 봄이 되면 시베리아로 날아가야 하는데 언제부터인지 돌아가지 않고 토착화된 녀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쇠기러기가 텃새가 되어 우리나라에서 살게 된다면 적지 않은 문제점을 낳을 수 가 있다.


이 녀석들이 모내기를 해 놓은 논에 앉게 되면 모내기 해놓은 모에 붙은 벼 죽정이를 낟곡으로 알고 떼어 먹으려고 모를 다 뽑아놓고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게 될 것이다.


당연히 우리 농민들에게 원성의 대상이 될 것이다.


옛 부터 기러기는 신의와 화목, 그리고 정절을 상징하는 새로 여겼으며 전통혼례에서 목안(木雁)을 전하는 의식도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한번 짝을 지으면 평생 그 짝과 함께 지낸다고 한다.


그런 연유에서 서로 사랑하며 아들딸 많이 낳고 백년해로하라는 기원의 표시로서 혼례에 기러기를 택했을 것이다.


기러기는 만약 수컷이나 암컷 중 한 마리가 죽게 되면 남은 기러기는 죽을 때까지 정조를 지키고 혼자 살아간다고 하니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이 얼마나 부부애가 돈독하고 아름다운 모습인가.


한 해 농사를 모두 마친 늦가을에 우리나리를 찾아와 월동지에서 겨울을 무사히 지내고 다시 돌아가기위해 질서정연하게 오늘도 북녘하늘을 향해 무리지어 하늘을 나는 기러기 !


금슬 좋은 짝을 이루며 살아가는 기러기한테 배울게 너무도 많은 것습니다.


 



(2007.03.13 포천시 군내면에서 촬영)


포천생태연구회장 이상일 017)705-0994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4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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