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인간의 ‘신체’를 표현수단으로 하고 모든 것을 배우의 몸짓에 의존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녹색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요즘 같은 기술문명 시대에 인간의 몸을 주요 수단으로 사용하여 사람과 사람이 직접 대면하고 접촉한다는 측면에서 연극만큼 청정의 예술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현대에는 많은 기계적 수단들이 연극에 필수요소로 자리하고 있지만 부수적인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넓은 의미의 생태주의를 받아들이는 연극을 ‘녹색연극’이라 한다면 그 속에는 ‘자연연극’ ‘환경연극’ ‘생태연극’ 등을 포함시킬 수 있다. ‘자연연극’이란 자연을 소재나 주제로 다루는 연극을 의미한다. ‘환경연극’이란 환경오염이나 자연파괴의 실태를 고발하고 그러한 문제에 대한 사회적 각성을 일깨우는 연극을 말한다. ‘생태연극’이란 사람들의 관념 속에 자연스럽게 생태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연극을 지칭하는데 환경연극이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라면 생태연극은 철학적이고 근원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연극에서 환경 문제에 대한 깊고 철저한 인식이 나타나게 되는 것은 이른바 ‘운동의 시대’인 1980년대부터다. 80년대 마당극에서는 보다 다양하고 다원적인 문제의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회적 모순에 대한 변혁이 정치, 경제적인 문제의 해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다양한 방면에 걸쳐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것에 바탕을 두고 환경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다룬 마당굿이 등장하게 되고 그 예를 들면 한 두레의 <청산리 벽계수야>(1983)는 공해병에 시달리는 주민들에 노래가 불려지고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상징적 제의로서 문제 해결의 의지를 다짐하는 결말이고, 연우무대의 <부러진 노를 저어저어>(1983)는 주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공해업체와 싸우는 어촌계장과 문일환의 비타협적인 호소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것을 호소한다. <나의 살던 고향은>(1984)은 공연내용이 심의대본과 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공연윤리위원회에서 연우무대를 6개월간 공연정지 처분을 받게된 당시의 대표적인 환경 문제극이다. 이번 환경의 날에는 <바람개비>라는 환경 극을 많이 관람하시고 연극을 실제로 체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우리 주변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과연 무엇이 참이고 아름다운 환경을 지킬 수 있는지 모두 함께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다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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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4년 04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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