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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야기 8]<지그펠드 폴리스(Ziegfeld Follies)>의 미녀들과 패니 브라이스(Fanny Brice)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3월 21일

윤우영 대진대 교수, 연출가 

예쁜 얼굴과 꽃미남이면 가요계나 연예계에서 무조건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 공식이 적용되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영화나 TV에서 종종 美와 전혀 상관없이 개성 있는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선호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절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미녀(미남)→가수→배우(연예인) 라는 공식이 통용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간혹 전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의 아름답지 못한 외모를 컨셉으로 연예계에 도전장을 내밀어 성공하기도 하는데 결국 외모가 뛰어나지 못하다면 대중을 사로잡을 만한 개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레뷰(Revue)의 스타 패니 브라이스(Fanny Brice, 1891˜1951)는 바로 독특한 개성을 지닌 그런 연예인이었다. 결코 아름답지 않은 외모에 사투리를 구사하는 패니는 비록 못생긴 외모의 소유자였지만 당대 미국 최고의 보드빌 코미디언으로, 가수로, 영화배우로 그리고 중년에는 라디오 방송의 연예인으로 활동하며 적어도 미국에서는 전설적인 엔터테이너로 기억되고 있다.


패니를 스타로 키운 사람은 플로렌츠 지그펠드(Florenz Ziegfeld)였다. 1910년대부터 1920년대 까지 인기 있었던 <지그펠드 폴리스(Ziegfeld Follies)>라는 레뷰를 창시한 그는 오늘날의 뮤지컬의 기초를 세웠다고 할 수 있는 최초의 북 뮤지컬(Book Musical) <쇼 보트(Show Boat, 1927)>를 제작한 프로듀서로서도 잘 알려져 있다. 화려한 의상을 입은 아름다운 여인들과 호화로운 세트 그리고 그 속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주인공들-특별히 줄거리가 없는 레뷰임에도 불구하고 지그펠드 폴리스는 뉴욕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일명 "지그펠드 걸스(Ziegfeld Girls)"라는 미녀들을 화려한 계단과 무대 곳곳에 배치하여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아름다운 노래들과 스펙타클한 무대연출은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그 속에서 패니 브라이스는 더욱 빛나는 스타였다. 추(醜)한 매력(?)이랄까---개성 없이 아름답기만 한 수많은 여자들 사이에서 패니는 코믹한 연기와 노래로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브로드웨이가 건재했던 1929년 까지, 다시 말하면 미국의 주식시장이 붕괴되며 경제공황이 도래하기 전까지 레뷰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경제공황 이후 브로드웨이 극장들 대부분이 문을 닫게 되면서 많은 배우들이 영화나 텔레비전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는데 40대 후반에 들어선 패니 브라이스 역시 라디오에서 활동하면서 ꡐ항상 문제를 일으키는 버릇없는 소녀(일명: Baby Snooks)ꡑ 라는 역할로 오랫동안 대중적인 스타의 자리에 군림했다.


패니의 특징은 사투리인 이디시語(Yiddish, 유럽과 미국 유대인 사이에서 주로 쓰는 방언)를 구사하는데 있었다. 보드빌 코미디언으로서 재능은 있었지만 못생긴 외모에 평범한 말투 그리고 춤도 잘 추지 못하는 패니에게 ꡐ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ꡑ의 작곡가 어빙 벌린(Irving Berlin)은 빠른 말투에 사투리 구사를 제안했고 패니의 분위기에 맞는 노래도 만들어 주었다. 이러한 패니의 컨셉은 적중하여 지그펠드 폴리스에 스카웃 되었으며 중산층의 호화로운 겉치레를 패러디한 코미디가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다양하고도 코믹한 춤과 노래 그리고 만담으로 지그펠드 걸 중에서도 최고의 스타로 자리 잡았던 것이다. 패니는 다양한 말투를 익히기 위해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만났으며 다국적 사람들을 친구로 삼았다. 많은 연예계 스타들이 그렇듯이 패니 브라이스도 빈민가에서 태어나 극도로 어려운 생활을 했었는데 어머니의 배려로 보드빌 공연은 빠짐없이 관람했으며 이것이 후일 패니의 성공에 커다란 단초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외모지상주의가 더욱 거세지는 현실 속에서 최고의 미녀들 가운데 군계일학으로 우뚝 선 패니 브라이스의 성공담은 연예인이 되고픈 많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표본이 아닐 수 없다. 패니 브라이스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화니 걸(Funny Girl, 1968)>과 플로렌츠 지그펠드의 일대기 영화 <위대한 지그펠드(The Great Ziegfeld, 1936)>가 국내에도 DVD로 출시되어 있는데 아카데미 작품상과 주연상 등을 수상한 역작들로 지그펠드 폴리스의 레뷰 무대와 패니 브라이스의 재능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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