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아버지...

어느덧 추운 겨울도 지나고 따뜻한 계절이 되었어요. 지금도 병원에 계시는 것 같고 돌아 가신게 실감이 아니 않지만 49제가 지났어요.

누군가 건드리기만 하여도 핑 도는 게 가슴이 미어지네요. 작년 겨울에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병원으로 가셨지만 심폐소생술로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했어요. 기쁨도 잠시 정신이 없어서 주사 바늘을 뽑아 버리자 아버지의 양손과 발을 묶어 놓고 또 검사한다고 아무것도 주지 않은 채 몇 일이 지나면서 하루에 두 번 중환자실 면회는 참 힘들었어요.

점차 좋아지면서부터 배 고프시다고 우유며 떡이며 의사 몰래 사 가지고 오라고 했던 일이 생각나네요.

다음 면회 때 빈손으로 들어가면서 죄스러워 많이 울었어요. 일주일에 3번씩 투석하던 것이 4번으로 늘고 더 이상 할 것이 없다고 하자 엄마는 먹는 거나 원 없이 드시게 한다고 그 때부터는 가리지 않고 드시게 한 것이 참 잘 한 것 같아요.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늘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으시고 기도 하셨던 것... 자식들 힘들까봐 아프셔도 괜찮다고 했던 것... 지나고 나니 모든 것이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그 뒤로 한 달 만에 주님 곁으로 가셨지요. 남의 부모는 돌아가셔도 내 부모는 늘 곁에 계실 줄 알았어요. 이제 병들고 힘없는 아버지를 주님 품으로 보내 드렸습니다. 그 안에서 평안히 잠들 수 있게 늘 지켜주시고 은총 주세요. 아버지 많이많이 사랑했습니다. 엄마 걱정 말고 평안히 잠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