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1-05 오후 04:52:31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자유기고

[자유기고=정영옥] 지정하지 말고 연결하라, 만들지 말고 발견하라

K-이음의 발자국, 세계인문도시를 향한 다음 걸음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11월 05일
 
<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포천이 세계인문학포럼 공동개최지로 선정됐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세계인문도시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새롭게 만들겠다는 뜻일까? 아니면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비로소 발견하겠다는 뜻일까?

나는 후자에 더 무게를 둔다. 포천에는 이미 많은 것이 있다.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사람들, 세대를 이어온 생활문화, 마을공동체와 평생교육의 경험, 지역의 역사와 자연, 그리고 이름 없이 이어온 수많은 관계가 있다. 다만 그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그 가치를 주민 스스로 발견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2027년 세계인문학포럼은 포천에 국제적인 무대를 열어줄 것이다. 그러나 국제행사의 규모나 방문객 숫자가 곧 인문도시의 깊이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주민의 삶에 무엇이 남는가. 이것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질문이다. 나는 코레일관광개발의 지역관광 협력 방향과 청산도의 주민 주도 관광 사례를 살펴보며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지역의 가치는 외부에서 새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자원과 사람을 연결하고, 주민이 자기 지역의 가치를 발견하고 운영할 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포천도 마찬가지다. 관광은 사람을 데려오는 일이고, 공동체는 사람이 다시 살아갈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제 포천의 인문도시는 무엇을 해야 할까?

K-이음은 여섯 가지 발자국을 제안한다. 만나기, 만들기, 모으기, 배우기, 나누기, 가지기. 만나고, 함께 가능성을 만들고, 흩어진 경험을 모으고, 서로 배우며, 성과를 나누고, 마침내 지역의 주인으로서 함께 가지는 과정이다. 이 여섯 가지는 사업의 순서표가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반복되어야 할 관계의 구조다. 

여기서 내가 제안하는 두 문장이 있다. 

지정하지 말고 연결하라. 
행정이 공동체의 이름과 형태를 먼저 정하기보다 이미 활동하는 마을과 사람들을 발견하고 연결해야 한다. 민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하고, 행정과 대학, 전문기관은 주민의 활동을 대신하기보다 필요한 기반과 협력의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만들지 말고 발견하라.
새로운 사업을 늘어놓기 전에 이미 존재하는 생활문화와 역사성, 공동체의 성과를 살펴야 한다. 예산을 투입해 사업을 만들었다는 실적보다 주민의 삶에서 무엇이 이어지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인문도시는 지정받는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주민이 자기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다음 세대에 전수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도시가 된다. 나는 K-이음의 발자국이 포천에서 시작해 다른 지역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사람이 모이면 모임이 되고, 마음이 모이면 관계가 되고, 함께한 시간이 쌓이면 역사가 된다. 유산은 남겨지는 것이지만 전수는 다시 살아내는 것이다. 세계인문학포럼은 포천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포천이 세계와 만나면서 자기 안에 있던 가치를 다시 발견하는 일이다.

행사를 준비하는 도시에서 관계를 이어가는 도시로. 보여주는 도시에서 주민이 직접 살아내는 도시로. K-이음은 새로운 것을 하나 더 만들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의미를 발견하고 연결하는 일을 시작하려 한다.

지정하지 말고 연결하라.
만들지 말고 발견하라.

이것이 세계인문도시를 향해 내딛는 K-이음의 다음 발자국이다.

< 정영옥/ 포천신문 주명예기자 , K-이음 대표, 마솔리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11월 05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