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이론과 현실 사이에 괴리(乖離)가 있다고 말한다. 이론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다면 굳이 이론을 들먹일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이론을 말하는 것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왜, 이론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생기는가? 그 이유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궁금증이 풀릴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그 이유를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는 인간인식(人間認識)의 한계 때문이고 둘째는 이론정립(理論定立)의 한계 때문이며 셋째는 의사소통(意思疏通)의 한계 때문이다.
인간인식의 한계란 사람이 우주본체의 모든 현상을 이해하고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주본체는 사람이 아직 모르고 있는 미지의 세계, 알고는 있으나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정신의 세계, 그리고 과학의 이름으로 설명이 가능한 과학의 세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직 모르고 있는 세계를 영어로는 "unidentified world" 라 하고 알고는 있으나 설명하지 못하는 세계를 "spiritual world" 과학적 방법으로 설명이 가능한 세계를 "scientific world"라 한다.
실제로 우주본체는 이렇게 세 분야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리가 이론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 방법으로 이끌어낸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학적 방법으로 도출해낸 것만을 이론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과학적 방법으로 설명은 할 수 없지만 분명히 종교 신앙 같은 정신분야도 존재하고 있고 아직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다음 두 가지 조건으로 설명한다는 것이다. 하나는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눈으로 볼 수 있고 수치화 할 수 있어야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꿈을 꾼다. 꿈은 눈으로 보여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수치화 할 수도 없다. 그러나 꿈꾸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종교 신앙의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느끼고 체험하지만 자신이 느끼고 체험한 것을 보여줄 수 없다. 표현하고 말해줄 수는 있지만 보여줄 수는 없다. 그렇다고 종교적 체험이나 그 영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 세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3분의1 밖에 안 되는 과학적 방법으로 자연현상을 다 설명하려 하니 자연 현실과 이론 사이에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론정립의 한계 때문이다. 이론을 세워나갈 때 보면 특수한 것은 다 제외시키고 보편적인 것만 추려 세워나간다. 영어로 특수한 것은 "specific"이라 하고 보편적인 것은 "general"이라고 한다. 실제 세계에서는 보편적인 것과 특수한 것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인데 이론을 세워나갈 때 특수한 것은 모두 다 빼버리고 보편적인 것만 가지고 세워나가다 보니까 그만큼 현실과 이론 사이에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의사소통의 한계 때문이다. 의사소통이란 기술과 해독을 말하는 것인데 영어로는 이것을 "encoding" "decoding"이라고 한다. 사람이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 해도 앞에서 지적한 대로 우선 인식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고 다음은 제대로 인식했다 해도 그것을 기술하고 해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현상을 언어로 표기하는 관계로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다 기술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 첫째이고 또 기술한 것을 다른 사람이 받아들일 때 제대로 다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의사소통의 한계를 말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인식의 한계와 이론정립의 한계 그리고 의사소통의 한계 때문에 이론과 현실 사이엔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