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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 에세이] "진정한 참회는 죽음도 불사해야 한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2월 21일

 

요즘 정치권에서는 참회론이 한창이다. 열린우리당은 총선 3년 만에 분당 국면을 맞았다. 분당의 연유는 실정을 거듭하여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수년간 벌어진 보선에서 단 한번도 야당인 한나라당을 이긴 적이 없었다는 것이며, 이는 자신들에게 대한 국민들의 불신임이라고 보는 것 같다. 그렇지만 부동산정책이니, 양극화현상 등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국민들에게 미움을 사고 있는 노 대통령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보임으로써 여당의 지도자들을 포함한 정책책임자들의 도의적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이에 편승해서 반사이익차원에서 얻은 알량한 지지율에 너무 자신만만하다. 부동산이나 양극화는 사실 군사정권의 재벌정책과 지역편중에 의한 정치조작에 의해서 발단되었던 것이고, 급기야는 YS정권 때 그 부작용들이 일시에 불어닥침으로써 IMF를 맞게 되었지 않았던가. 또한 이런 경제적 위기로 인하여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지 않았던가. 재벌에 대한 일방적 지원하에 기업들은 재벌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투자보다는 부동산을 사들여서 경제를 왜곡시키지 않았던가. 물론 현 정권이 이 상황을 과거로만 돌리고 자기들은 책임이 없다고 전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여야 모두 과거의 정책적 실수와 무책임에 대해서 국민들 앞에 진심으로 무릎 끓고 사죄를 하는 진솔한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야만 국민들은 그들의 참회를 바탕으로 다시 신임을 주고, 정치에 대한 애정을 되돌려 줄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에서 진정한 참회와 수용의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햄릿은 아버지를 살해한 클라우디우스와 재혼한 어머니 거투르드 때문에 심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 그렇게 사랑하고 믿었던 어머니가 정욕에 얶매여 아버지의 원수와 침대에 뒹구는 것을 상상하는 것 자체가 햄릿에게는 엄청난 고문이 아닐 수 없다. 햄릿은 왕비의 방에서 엿듣고 있는 간신 폴로니우스를 왕 클라우디우스로 잘못 알고 칼로 찔러 죽이고 만다. 그리고 그는 왕비를 다그치며 그녀가 저지른 부정의 죄를 추궁한다. 그녀는 자신의 잘못을 받아드리며 "아 햄릿, 그만해 둬라. 네 말을 들으니 자연히 이 마음속이 들여다보이는구나. 마음속의 시커먼 이 오점, 아무리 씻어도 지워지지 않을 거야."라고 자탄한다.  일종의 진솔한 참회이다.


햄릿은 선왕과 클라우디우스를 비교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품격에 대해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지적한다. 햄릿은 그녀가 음탕한 현왕을 선택함에 있어서 판단력이 얼마나 흐렸었는가를 가혹하게 나무라며 회개하고 개심하도록 요구한다: "그 나쁜 쪽을 버리시고 나머지 쪽으로 좀더 깨끗하게 살아 보십시오. 그러나 숙부의 이부자리론 가지 마십시오. 정절이 없거든 있는 체라도 하십시오. 습관이라는 괴물은 감각을 먹어 삼키고 악습에 대한 인간의 감각을 무디게 하는 반면 천사와 같은 일면도 있어 항상 좋은 행동을 하게 되면, 처음에는 어색한 옷 같지만, 어느새 몸에 꼭 어울리게 마련입니다. 오늘 밤 참으시면 내일 밤엔 참기가 한결 쉬워지고, 그 다음 날에는 더욱 쉬워집니다. 회개하여 하느님의 자비를 비실 때는, 저도 같이 빌어드리리다."


거투르드는 햄릿의 공격에 의해서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 심한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왕비는 햄릿의 논리 정연한 비판으로 인해서 햄릿이 미친 것이 아니라 복수를 위해 미친 척 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자신의 음모에 대해서 밀고하라는 햄릿의 핀잔에 대해 그녀는 누설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왕은 햄릿을 위험한 존재라고 확신하고 영국으로 보내 그 곳에서 처치할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살아 돌아온 후에도 아버지의 죽음에 복수하려고 하는 레어티스를 부추겨서 결투하도록 유도한다. 그는 레어티스의 결투 시합용 칼에 독을 칠하고 그 것도 안심할 수 없어 시합 중에 독배를 들도록 음모를 꾸민다. 시합 중에 햄릿이 마시도록 꾸민 독배를 햄릿을 대신해 왕비가 마셔버리고 만다. 그녀는 독이 퍼져 죽기 전에 햄릿에게 독배의 존재를 알림으로써 클라우디우스의 음모를 깨닫게 하고, 햄릿의 마지막 복수의 결단을 내리게 하는 계기를 만든다. 셰익스피어는 이 장면을 통해서 모자간의 용서와 화해를 연출한다. 그러나 그녀가 저지른 부정의 죄가 쉽게 정화될 수 없다. 어쩌면 사람은 자신의 죽음을 통해서만 자신의 오점을 지울 수 있을지 모른다. 그녀가 스스로 선택한 죽음은 아니지만 햄릿에 대한 사랑을 마지막까지 보여주고 간직하려고 함으로써 그녀의 죽음을 초래하는 것이다.


한국 정치인들은 정당차원이건 개인차원이건 국민들에 대한 잘못을 무한대로 지겠다는 공심을 지니지 않으면 안된다. 열린우리당이 창당하면서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했다면 차기 정권에서 야당이 되겠다는 각오로 투명하게 잘못을 고백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분당이든 해체이든 국민들의 의견을 묻고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 또한 현재의 지지율을 두고 차떼기당의 잘못이 완전히 벗어졌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국민들은 그들의 과거의 잘못을 주시하고 있으며, 그들이 다시 오만한 자세로 국민을 속이고 그 위에 군림하려고 할 때는 또 한번의 국민들의 철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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