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농촌에서는 산이나 들에서 나는 산나물을 재배하는 곳이 많다. 그러나 어찌 산이나 들에서 야생하는 나물만 하겠는가? 외국에서 무우나 배추가 수입되기 이전에는 나물을 채소로 뜯어 먹고 살았다는 점에서 그 연구가치가 크다 아니할 수 없다. 신장을 따뜻이 해주고 비장을 보해주는 정력제 ‘달래’, 간장을 튼튼히 하고 소화기능을 도우며 오장을 이롭게 하고 감기에 좋은 ‘냉이’, 오장의 나쁜 기운과 내열을 없애주고 심신을 편안케 해주며 나쁜 종기를 없앤다는 ‘씀바귀’, 강장·미용·해열과 근육과 골격, 뇌를 튼튼히 하고 건망증을 치료한다는 ‘마’, 기침을 멈추게 하고 가래를 삭히고 기관지염에 좋다는 ‘도라지’, 당뇨병, 신장병, 위장병, 고혈압 등에 효과가 있다는 ‘두릅’, 고혈압 예방과 비만치료에 좋다는 ‘달맞이꽃씨’, 생선중독치료, 목에 걸린 생선뼈 빼는데 효험이 있다는 ‘봉숭아씨’, 이뇨제로 당뇨병에 좋다는 ‘메꽃넝쿨’, 빈혈과 냉증, 월경불순, 불임증, 갱년기 장애, 진통 진정 작용을 한다는 ‘당귀’, 청량 살균, 해열, 구충, 건위작용을 한다는 ‘박하풀’, 염소가 한번 뜯어 먹고 하루에 백번씩이나 짝짓기 교접을 한다는 ‘삼지구엽초’, 강장제와 정력제, 이뇨작용에 좋다는 ‘율무’, 신경통과 냉증, 천식에 좋다는 ‘쑥’, 미국에서도 어머니풀(마더워트)이라고 불리우는 부인강장제 ‘익모초’, 독감과 폐렴, 중이염, 축농증, 기관지염, 두드러기, 신경통, 식중독, 설사, 술해독에도 좋다는 ‘칡’ 등 수를 헤아리기가 어려울만큼 내 고향 포천에는 산과 들에 약용식물이 즐비하다. 필자가 6·25때 화성군 마도면 고모리로 피난을 갔다가 수복이 된 포천을 향하여 올라오는 길에 남양리에서 몇달을 지낸 일이 있었다. 하루는 들에서 고사리를 꺾으며 노는 필자에게 넝쿨꽃 몇송이를 보여주며 지나가던 노인의 하는 말씀이 재미있었다. “이 꽃이 무슨 꽃인지 아는가?” “모르겠는데요.” “인동초(忍冬草)라는 꽃인데 이 꽃은 겨울에도 얼지 않고 견디는 풀로 이 꽃은 감기약재란다. 내일부터 이 꽃을 따오렴. 내 값은 후히줄 터이니.” 노인은 남양리 한약방 약사였다. 그후 산과 들에서 인동초꽃을 따다가 그 노인의 한약방에 팔아서 그 돈으로 쌀을 사다가 먹은 일이 있었다. 한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생역정을 인동초라 하였던 일도 있었다. 바로 내 고향 포천의 들에도 인동초 넝쿨이 많이 피어 있어 추억을 새롭게 한다. 그러나 약용식물이라고 하여도 의사의 처방이나 약사의 조제 없이 함부로 복용하는 누를 범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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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4년 04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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