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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영 / 동두천시 노인대학 학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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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에는 하늘로부터 그저 받은 생(生) 머무는 자리마다 꽃을 피우고, 바람처럼 하양 흐르게하소서 !!! 새롭게 밝아온 2026병오년(丙午年) 에 심성을 가다듬어 봅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자리는 단순히 생존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자신을 닦아 나가는 고귀한 수행의 터전입니다.
때로는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무대 위에 서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도 찾지 않는 외진 뒤안길을 걷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장소나 형편이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에게 주어진 소명을 온 마음으로 대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 삶에 갖출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예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결과에 매몰되어 현재의 소중함을 잊곤 합니다. 하지만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정성을 다하되 보상을 미리 계산하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일의 노예가 아닌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납니다. 과정 그 자체에 순수한 마음을 쏟는 것, 그것이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중심을 잡는 유일한 길입니다.
곰곰이 돌이켜보면 우리가 가진 것 중 진정으로 '내 것'이라 고집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늘 아침 들이마신 맑은 공기, 창가에 스미는 따스한 햇살, 그리고 지금 숨 쉬고 있는 이 육신조차 잠시 빌려온 귀한 선물입니다. 빈손으로 와서 인연의 덕분에 이만큼 누리고 있음을 깨닫는다면, 타인과 온기를 나누는 일은 특별한 희생이 아니라 마땅히 행해야 할 삶의 순리와 같습니다.
불가에서는 이를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 하지요. 내가 누구에게 무엇을 주었다는 생각의 흔적마저 지워내는 경지입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듯, 베푼다는 생각조차 마음속에 머물지 않아야 그 자비는 비로소 순수해집니다. 대가를 바라는 나눔은 거래에 불과하지만, 바라는 것 없는 나눔은 만 리를 가는 향기가 됩니다.
꽃은 향기를 내뿜으며 그 향기가 누구에게 닿을지 계산하지 않습니다. 물은 목마른 이에게 물을 내어주며 감사 인사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우리 또한 그저 흐르는 물처럼, 피어나는 꽃처럼 세상을 향해 자신을 내어줄 뿐이어야 합니다.
하늘로부터 거저 받은 생(生)이기에, 지나간 자리에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바람처럼 살아야합니다. 병오년 새해, 여러분이 머무는 자리마다 집착 없는 평온과 따스한 온기만이 가득하기를 두손모아 기도합니다.
<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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