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임(사진․한국영상제작학회 회장)
ꡐ역사(歷史)ꡑ란 무엇인가? 역사를 놓고 사람들은 여러 가지로 해석한다. 첫째 ꡐ역사는 기록(記錄)ꡑ이다. ꡐ삶ꡑ과 ꡐ생활ꡑ에 대한 기록이다. 역사책을 보면 정치(政治) 경제(經濟) 사회(社會) 문화(文化) 그리고 과학(科學) 같은 순서로 과거에 대한 ꡐ역사적 사실(事實)ꡑ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역사는 사실만을 기록하는 것은 아니다. 신화(神話)도 기록하고 전설(傳說)도 기록한다. ꡐ신화와 전설ꡑ이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역사 이전의 상황(狀況)을 기록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나 ꡐ신화와 전설ꡑ의 형식(形式)을 빌려 역사 이전의 상황을 그렇게 기록하는 것이다. ꡐ뿌리ꡑ를 찾기 때문이다. ꡐ근본(根本)ꡑ을 찾기 때문이다. ꡐ정체성(政體性)ꡑ을 찾기 때문이다. ꡒ뿌리를 모르면 주장할 수 없고 주장하지 못하면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ꡓ
둘째 ꡐ역사는 거울ꡑ이다. 우리의 모습을 비춰주는 ꡐ거울ꡑ이다. 우리의 삶을 비쳐주고 우리의 생활을 비쳐주는 ꡐ거울ꡑ이다. 역사라는 거울은 과거의 모습만 비쳐주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모습도 비쳐준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서 ꡐ현재의 모습ꡑ을 비춰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過去)와 현재(現在)와 미래(未來)를 관통하는 ꡐ그 무엇ꡑ이 역사라는 거울 속에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울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ꡐ거울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거울에 비춰지는 내용(內容)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 사실(事實)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셋째 ꡐ역사는 사실ꡑ이다. 물론 역사는 사실이다. 사실에 대한 기록이다. 그 기록이 ꡐ사실ꡑ이기는 하나 그것이 모두 ꡐ진실(眞實)ꡑ은 아니다. 역사 기록이 모두 진실만을 기록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것은 왜곡(歪曲)될 수도 있고 과장(誇張)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 가지 사실을 놓고도 그것을 ꡐ어떤 관점(觀點)ꡑ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기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역사는 ꡐ승자(勝者)의 기록ꡑ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넷째 역사는 ꡐ승자의 기록ꡑ이다. 승자(勝者)의 입장에서 기록했기 때문이다. 패자(敗者)에게는 설 땅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승자의 입장에서만 기록하면 진실(眞實)을 볼 수 없다. 사실을 사실대로 기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ꡐ과장ꡑ되고 ꡐ왜곡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ꡐ색안경ꡑ을 벗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 기록해야 한다. ꡐ역사에서 교훈(敎訓)을 찾고 역사에서 미래(未來)를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ꡑ
다섯째 역사는 ꡐ살아 숨쉬는 것ꡑ이다. 역사는 죽은 것이 아니다.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역사는 재해석(再解釋)되고 재발견(再發見)되는 것이다. 역사는 이처럼 ꡐ살아 숨쉬는 것ꡑ이다. 그래서 역사와 대화(對話)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역사와 대화를 하는 것은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위해서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위해서이다. 옛 것을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옛 것을 계승하고 새로운 것을 창안해낸다는 것이다.
역사에서 ꡐ온고ꡑ가 중요하고 ꡐ법고ꡑ가 중요하다. 재해석되고 재발견되는 것이라 해서 사실을 손봐서는 안 된다. 사실을 ꡐ왜곡ꡑ하거나 ꡐ과장ꡑ해서는 안 된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하면 이미 그것은 역사(歷史)가 아니다. 하나의 창작물일 뿐이다. 역사가 소설(小說)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역사가 소설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ꡐ소설이 허구(虛構)ꡑ라고는 하나 그것은 방편일 뿐이다. ꡐ소설이 허구ꡑ이기는 하나 그것이 추구하는 것은 ꡐ진실이라는 거울ꡑ이다.
진실을 말하기 위해 ꡐ허구라는 형식ꡑ을 빌렸을 뿐이다. 소설이 지향하는 바도 이러할 진데 역사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ꡐ역사는 진실ꡑ이어야 한다. 그래서 사관(史官)들이 진실을 기록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것이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이 소중한 이유이다. 세계문화유산(世界文化遺産)으로 지정 받게 된 이유이다.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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