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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장날이면 만나는 사람

윤순옥(포천의제21협의회 고문)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10월 01일

고추잠자리가 비행하는 하늘을 쳐다보니 깊고 푸른 호수처럼 아름답기도 하다.

언제 보았던 가을하늘인가 싶을 정도로 맑고 투명함이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가뜩이나 하늘을 보고 설레는 마음인데 동해에 있는 친구가 오징어축제를 하니 놀러 오라고 한다.

마음이야 당장 가고 싶지만 여의치 않아 못 가겠다는 대답하기가  왜 그렇게 무거운 짐만큼 힘든지 모르겠다.

다음에 시간을 내서 꼭 가겠다고 기약 없는 약속으로 대치하고 나니 심술보가 동하는 것 같다.

이럴 땐 재빨리 머릿속 화면에서 나를 지우고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켜야 한다.

장날마다 만나는 억척 아줌마!

그러나 그 마음씨를 들여다보면 가을 하늘 만큼이나 넓고 곱다.

깡마른 체구에 부스스한 노란 머리 염색머리가 아니고 햇볕에 천연 탈색한 머리-까맣게 탄 얼굴에 볼 때마다 웃음이 가득하다.

그렇게 열심히 벌어보면 무얼 하나?

그 집 아저씨 술만 좋아해 음주사고내면 몇 백만원 벌금청구서는 고스란히 그 아줌마 몫이란다.

그런 생활 속에서도 일을 놓지 않고 웃으며 살 수 있는 여유!

얼마든지 위기를 극복하고 살련만 지금 젊은 세대들은 이혼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어린 자식들을 나몰라라하고 헤어지는 사람들!

속사정이야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의 감정을 조금은 유보시켜서 그 순간을 넘기면 가정이 파산되는 일은 막을 수 있으련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그 아줌마에게 그런 남편은 혼 좀 나게 모른 체 버려 두라고 했더니 “어떻게 그럴 수가 없네요.” 환하게 웃으며 넉넉한 여유까지 보인다.

천사도 화가 나면 날개를 접고 외면한다는데 이 아줌마의 속은 어떻게 생겼을까?

그것이 궁금해 하지말고 부처님 속보다 넓은 그 인간성을 배워야 함을 느껴본다.

올망졸망 팔고 있는 잡곡들을 이것도 사고 저것도 팔아주는 것이 조금은 돕는 길 같아 장날마다 그 아줌마 곁을 찾아본다.

고단한 삶을 언제쯤 쉴 수 있을까...

언제고 그런 날이 찾아와 장날이면 만날 수 없어도 그 아줌마에게 풍요로운 삶이 다가오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발길을 돌린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10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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