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窓] 구멍가게에서

본지는 아름다운 시 창작의 세계를 안익수 시인의<감상노트>와 함께 ‘시인의 창’을 게재 한다. 시인의 창에 게재될 원고를 미리 보내주시는 시와 안익수 시인의 감상노트와 함께 게재할 예정이다. 역량 있는 많은 시인들의 주옥같은 작품이 접수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주)

      구멍가게에서
                                     안익수

사우디 모래벌에 쇳덩이를 구워 먹던
지금 아저씨가 통근버스를 못타는 이유는 있다

낙서금지 담장 옆 그 집 마당에는
아직 비둘기가 바람을 접는데
깃발 들고 삽질하던
청계천 통장은
찌그러진 길바닥을 땜질하여
시루떡 박수를 받았다

일곱 시 무렵에
구파발 친구로부터 문자가 왔다
“69동창회”
? ? ?

“아저씨, 분홍꽃 패드 하나 주세요”
초경인가 보다

<감상노트>

삶이 찌들고 고달플 때 과연 인생의 낙원은 어디인가. 더러는 허망한 꿈을 꾼다. 그 여자는 뱀띠였다. 아마 지금도 뱀띨 꺼다.
유난히 사과를 좋아했다. 에덴동산의 ‘사탄’은 무화과로 이브를 유혹했다지. 살다가 오십이 넘으면 나이를 덜어내고 싶어한다. 나이 욕심이 없어진다.
젊음에 애착이 그립다. 그렇다. 누구나 욕망은 있다. 이성과 야성을 잘 반주해 가는 삶을 희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