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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의 선비정신 28 - 매천 황현(梅泉 黃玹)

한일합방 통탄해 자결한 매천 황현(梅泉 黃玹)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4월 21일


황현은 황희(黃喜)정승의 후손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시를 지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약관의 나이에 고향을 떠나 당시 문장으로 이름을 날리던 교리(校理) 이건창(李建昌)에게 인정받음으로써 이름이 알려졌다.

고종때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나라가 혼란하고 정사도 어지러워 벼슬자리에 나가려 하지 않았다.

그는 문을 닫고 서울로 들어가지 않은 채 글공부에만 전념했다.

서울의 친한 벗들이 더러 그에게 편지를 보내 오랫동안 떠나있다고 책망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번번히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

‘그대들은 어찌하여 나에게 벼슬아치가 되라 하고 나로 하여금 악마굴 속으로 들어가 귀신과 함께 미치광이가 되라고 하는가’당시 문관들이 그와 교분을 맺고 싶었지만 그는 끝내 거절했다.

그 당시 개성에 살고 있던 친구 창강 김택영(滄江 金擇榮)이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나라의 장래를 통탄하다가 관직을 버리고 중국으로 망명하였다.

그를 따라가려 하였으나 가난한 살림에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함께 떠날 수 없었다.

융회 4년(1910년) 마침내 일본이 우리나라를 병탄(倂呑)하자 그는 비통해하며 식음을 전폐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절명시(絶命詩) 네 편을 짓고 제자들에게 주는 유서를 썼다.

‘나는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할 만한 의리는 없다.

다만 이 나라가 5백년 동안 선비를 길렀는데 나라가 망한 날 선비 한사람도 죽지 않는다면 어찌 애통하지 않겠는가?

나는 위로는 한결같은 마음의 아름다움을 져버리지 않고 아래로는 평소 읽는 글의 의리를 져버리지 않을 뿐이다. 아득히 오랜 잠에서 깨어나 참으로 통쾌함을 깨달았으니 너희는 너무 슬퍼하지 말라!’이윽고 그는 유서를 쓴 후 독약(아편)을 먹었다.
이튿날 새벽 동생 황원(黃瑗)이 쓰러져 있는 형을 발견하였다.

그가 일으켜 세웠을 때는 이미 숨이 다하고 있었다.

동생이 급히 물었다.

‘무슨 할 말이 없으십니까?’그러자 황현은 힘겹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내가 쓴 글을 보도록 하라.”

그리고는 빙긋이 웃으며 동생에게 말했다.

“죽는 것도 쉽지 않구나.

독약을 먹을 때 단번에 삼키지 못하고 입에서 뗀 것이 세 번이었다.

내가 이다지도 어리석을 줄이야!”

마침내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의 나이 56세였다.

황현(黃玹) 1855(철종6년)∼1910년

본관은 장수(長水), 자는 운경(雲卿), 호는 매천(梅泉).

청년시절 서울로 올라와 문명이 높던 강위(姜瑋), 이건창(李建昌), 김택영(金澤榮) 등과 사귀었다.

1883년(고종20년) 보거과(保擧科)에 응시 장원에 뽑혔으나 시골출신이라는 이유로 2등이 되자 부패를 실감하고 귀향했다.

임오군란, 갑신정변, 청나라의 내정간섭과 탐관오리들의 부정부패가 극심하므로 벼슬을 포기하고 구례에서 작은 서재를 마련하고 학문과 시문에 열중하였다.

매천야록(梅泉野錄)과 오하기문(梧下記聞)을 남기었다.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통분을 금치 못하고 김택영과 국권회복운동을 벌이고 망명을 시도하다가 실패하였다.

1910년 강제로 나라를 뺏기자 통분하여 절명시를 남기고 다량의 아편을 먹고 자결하였다.

1962년 건국훈장 국민장이 추서됐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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