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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의 선비정신22]최익현(崔益鉉)의 도끼직언(直言)과 위정척사(衛正斥邪)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2월 21일

직언은 통치자의 오만과 우매함을 깨우치기 위하여 필수조건이지만 그 직언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러므로 진정한 직언은 생사를 결단하는 용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직언은 군왕의 면전에서 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는 논리 정연한 상소문에 담아서 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상소문 한 장과 목숨을 바꾸겠다는 장렬함을 드러내는 경우가 지부복궐상소(持斧伏闕上疏)다. 이는 글자 그대로 몸에 도끼를 지니고 궐문앞에 꿀어앉아 올린 상소를 가납하지 않으면 가지고 온 도끼로 죽여 달라고 대드는 것이다.

조선왕조 519년동안 도끼를 지니고 궐문앞에 꿀어앉아 상소를 올린 사건은 두 번 있었다. 한 사람은 임진왜란때의 의병장으로 활약한 조헌(趙憲)이고 또  한사람은 구한말의 면암 최익현(勉菴 崔益鉉)이었다.

최익현은 큰 의리와 성스러운 충의를 몸소 지행해 보인 유림의 거벽 이기도 하지만 위정척사(衛正斥邪)의 화신으로서 민족자존을 품에 안았던 명망 높은 인품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의 위대함을 말할 때 그의 삶은 최익현 한사람의 삶이 아니라 천하동생(天下同生)이며 그의 죽음은 최익현 한사람의 죽음이 아니라 천하동사(天下同死)라고 말한다.

신 최익현 돈수 백배하고 삼가 아룁니다. 신이 산림속에 앉아 조정의 형세를 살펴 보건데, 실로 울분을 금할 길이 없사옵니다. 벌써 오래 전부터 정치의 옛 규범이 무너지니 조정의 모든 신하가 유약해져 삼공육경은 건의하는 일이 전혀 없고 간관과 승지들은 직언을 피하는 풍조가 만연되어 있아옵니다. 정치의 규범이 무너지고 흥성대원군의 독선이 자행되는 데도 간관과 승지들이 대원군의 위세가 두려워 직언을 못하옵니다, 라고 지적하고 대원군의 실정을 조목조목 통박한 시폐사조(時弊四條)였다. 신료들과 사림에게 참 선비의 도리가 무엇인지 일깨웠다.

흥성대원군의 격노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고종은 최익현은 언관의 도리를 다하였다 하여 도령부 도정(정3품)으로 승차시켰다. 그러나 최익현은 후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임상소를 올렸다. 사임상소의 내용도 대소 신료들을 질타하는 직언으로 가득하였다.

최익현의 직언은 조정에 실정이 있을 때마다 신랄하게 직설적인 문투로 계속되었다.

1876년(고종13년) 일본이 조선침략의 마각을 드러내는 소위 ‘강화도조약’이 체결될때 살을 에이는 추위를 견디며 도끼를 들고 광화문 앞에 꿇어 앉아 이른바 지부복궐 척화상의소(斥和上議蔬)를 올렸다.

“왜는 서양 오랑캐와 마찬가지이니 결코 가까이 할 수 없음이옵니다. 이들과 수호하자 함은 나라를 파는 일이오 , 짐승을 끌어 들여서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일이오니 강화도조약이 받아들여진다면 조선은 머지 않아서 망할 것이며 조선의 쌀이 왜적에게 약탈되어 마침내 조선의 백성들은 기근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옵니다.”

상소문의 내용에 강화도조약으로 인한 망국을 예언하는 구절이 있음을 볼 때 당시의 국제정세를 살피는 최익현의 통찰력이 얼마나 냉철했던가 알 수  있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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