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퇴서를 써 달라며 내게 반성문을 찢어 던졌던 경희
지하상가에서 버스정류소에서 지친 밤을 보내고 스승의 날 학교로 돌아와 내게 장미꽃을 내밀었던 현선이
때린 친구를 응급실로 실려 보내고 내게 피멍이 들도록 엉덩이를 맞았던 인혁이
가재도구도 없이 살림살이도 없이 화투장과 담배꽁초만 가득한 집에서 매--일 지각을 하던 상현이
왜 내가 교사가 되어 왜 하필 교사가 되어
아이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 흘리고 아이의 눈물을 보며 아파해야 하나
2. 한 달에 한번씩 안부를 묻고 만삭(滿朔)이 된 내게 저녁을 만들어 준 통닭집 점원 경희
남자친구를 소개시켜주겠다며 약속시간을 열 번도 넘게 정하는 컴퓨터 판매원 현선이
나의 결혼식 날 줄무늬 양복을 차려 입고 온 스포츠 강사 인혁이
지금도 무쏘를 사면 선생님을 제일 먼저 태워주겠다는 빼빼 마른 군인 상현이
아이들의 커 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아이들의 연락을 기다리는
나는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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