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는 지난 23일 포천사랑상품권 운영협의회를 통해 재난기본소득 사용처로 농협 하나로마트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10명의 위원이 참석했으며 찬성 7표, 반대 2표, 기권 1표로 농협 하나로마트 사용처 허용이 가결됐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관내 소상공인들은 재난기본소득의 근본 취지를 무시한 결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역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재난기본소득은 소비를 촉진해 영세 자영업자의 골목상권을 살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이것이 지역 내 대기업이라 할 수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의 배를 불리는 도구로 활용된다면 농협에 대한 불매 운동은 물론 지역화폐 가맹점 탈퇴 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사랑상품권 운영협의회의 졸속 운영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우선 위원 선정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협의회 구성 관련 조례에는 포천시의회가 추전하는 시의원과 협의회 소관 업무를 담당하는 포천시 소속 공무원, 상인 및 소상공인 및 소비자 등의 단체에서 추천한 사람, 상품권 발행 및 유통 활성화 분야에 관하여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등 각 호의 사람 중에서 시장이 임명 또는 위촉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시장이 임의로 여성단체, 노인회, 이통장연합회 관계자를 위원으로 위촉했다는 것이다. 운영협의회와 관련한 회의 개최 일정도 시 주간계획표에 공개하지 않았으며, 회의 자체를 비공개로 진행함으로써 결과에 대한 투명성은 물론 ‘사전 조율’에 대한 의심도 높아지고 있다.
포천시는 1인당 40만원씩 약 14만명에게 590억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예정이며 1인당 지급액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다. 또한 포천시는 면적이 서울의 1.4배에 달하는 도농복합지역으로 지역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곳이 많다. 농협관계자들과 일각에선 하나로마트 사용처 허용이 노약자들이 재난기본소득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위한다면 사용처 규제가 왜 필요한가라는 지적에서 자유롭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편 포천시의회는 오는 5월 1일 임시회를 개최하고 졸속 운영 문제가 야기된 운영협의회와 하나로마트 사용처 허용에 관련한 질의를 할 예정이다.
황정민 기자 / 2000jungmin@hanmail.net입력 : 2020년 04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