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김창종의 포천이야기 (118)

「순무」「흑임자 강정」「송화다식」「꿀물에 띄운 잣」「산마즙과 식초」「약과」「굴 무무 밥」「석이버섯」「죽순」「콩 강정」「조청」등은 동양에서 전래(傳來)되는 건뇌식품으로 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내 고향 포천의 신북면, 청산면 잣은 그 명성이 높다. 얼마 전 생산자 김창종이란 이름의 잣이 우체국 택배 특산품으로 나온 것을 보고 기뻐했던 생각이 난다. 포천의 산야에는 산마가 자연산으로 널려있다. 언제고 산에 가면 얼마든지 캘 수 있는 식품이다.

송화다식은 소나무 꽃가루로 만든 다식으로 매우 귀한 제사 음식이다.
늦은 봄 재래종 토종 소나무 꽃이 만발하며 온 마을의 냇물은 노랑색 물감으로 물든다. 그래서 송화다식은 이 송화를 따서 말려 씻어서 만든다.
송화다식은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설사를 하거나 식중독 시 복용하는 민방 약이기도 하다. 특히 토종꿀에다 잣이나 오미자를 띄워 마시면 그 맛이 일품이다. 콩 강정은 좀 딱딱 하지만 이를 튼튼히 하는 청소년 식품으로 일등이고 콩의 풍부한 건뇌작용은 현대 과학으로도 입증이 된바 있어 주목할만하다. 「레티신」이란 건뇌 식품이 있기 때문이다.

「조청」은 찹쌀과 수수로 만든 물엿이 최고인데 뇌력을 활성화시키고 뇌의 순발력을 강화시키는데 특효라고 하며 「글로고겐」성분이 다량 함유되여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옛날에는 매일 아침 궁중에서 두 수저씩 왕자들에게 먹였다고 한다. 또 민간에서는 과거 시험에 통과하라고 과거 시험 보는 날 아침 응시생에게 조청을 먹였다고 한다.

옛날 산에 버섯을 따러 가보면 바위에 난 석이버섯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조선시대 헌종조 소주방 노비가 석이버섯 잡채를 좋아하는 헌종 임금에게 석이버섯 요리를 맛나게 진상하여 참판벼슬에 해당하는 첩지를 하사 받은 일이 있다고 한다. 바위의 정기를 흡수한 석이버섯이 머리를 좋게 하고 정기를 돋구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약과藥果」는 글자 그대로 약이 되는 전통과자의 대표적 식품이기도 하다. 태종조 태종 임금께서 신하들에게 하사하였으며 원나라 사신이 왔다가 약과를 먹어보고 무릎을 치며 감탄했다 한다. 특히 약과의 모양새가 꽃, 과실, 동물 모양으로 만든 약과가 있어 멋스럽다. 내 고향 각 가정에서 애용하던 전통 건뇌식품도 위에 소개된 「순무」나「굴」을 제외하고는 다수 애용하던 식품이니 요즈음도 애용하고 고향 찾는 관광객에게 맛보임도 좋을 것 같아서 소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