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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를 살아가는 포천의 예술인- 추상화가 장승택

사각 틀 안에 작가의 독특한 촉감이 숨겨져
문지연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4년 09월 01일


왁스파라핀 등을 이용한 장승택의 초기작품


포천시 신북면 삼정2리 일명 ‘간지러니골’은 화가마을로도 알려져 있다. 예술적 끼를 펼치기 위해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 나선 화가가, 그것도 세 명씩이나 외지에서 이사와 살고 있는 까닭이다.

그 중의 한 명이 장승택이다. 하지만 단지 세 명 중의 한 명으로만 그를 표현하기에는 그의 열정과 재능이 너무도 깊다.

고독을 즐기는 그에게 이 곳은 적당한 은둔처이다. 그는 “작가는 개인적, 내적인 것을 필요로 한다”며 “작가로서 혼자 작업하는 것이 작품에 가장 큰 도움이 되기에 혼자 갖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한 때 대학 강단에 출강 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강단에 선다는 것이 너무도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했던 탓이다. TV도 인터넷도 그의 옆에서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작품을 완성하는 데 모든 끼와 열정을 쏟고 싶은 게다. 대신 홀로 떠나는 여행이나 독서를 통해 다양성을 익힌다.

물론 아버지의 이른 부재 등 가정환경이 오늘날 그의 이런 삶의 방식이나 작품의 특징을 규정짓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을 것이다.

그의 작품에는 형상화된 이미지가 없다. 캔버스 대신 플랙시글라스라는 반투명 물체에, 붓 대신 롤러(roller)나 손가락으로, 형상을 그리는 대신 색을 칠한다. 누군가 그의 작업실을 방문했다가 작품을 앞에 두고서도 “어? 그림이 하나도 없네”라고 했던 일화는 작품의 특징을 말해준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미니멀(minimal)적 추상표현주의’라고 했다. 굳이 정형화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면 말이다. 작가의 감성을 완전 배제하고 예술상의 자기표현을 억제한 듯 보이는 게 미니멀리즘의 계열인 듯 하지만 그는 자세히 보면 작가의 손맛이 느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자신의 작업을 폴리 페인팅이라 부른다. ‘합성’이란 뜻의 ‘폴리’는 그의 다층적인 작업 성격을 설명해준다. 색은 칠을 할 때마다 그 느낌이 다른 것이 오묘하다. 10년은 짧지만 1년은 길다고 했던가? 삶이 굉장히 간단한 것처럼 보이면서도 복잡하듯 색이 전달하는 느낌도 마찬가지다.

그가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지만 그는 “내가 어떤 목적이나 주제를 갖고 작품에 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작품은 추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답변한다. 그가 작품에 제목(untitle)을 달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다. 주제보다는 형식과 미학이 더 중요하다. 그가 작업을 하면서 가졌던 느낌이나 순간의 감정들이 대중에게 통하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상관없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그림을 시작한 그가 지금까지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나만의 형식을 갖는 것”, 즉 독창성과 차별성을 갖는 것이다.

작업이 잘 안 될 때는 모든 게 다 불행하게 느껴지고 경제적인 어려움에 힘들기도 하지만 그림만큼 그에게 소중한 것도 없다. 그래서 그에게 작품은 평생 섬세하고 민감하기만 한 ‘그녀’인 것이다.

내년쯤 개최할 예정이라는 그의 개인전에서 또 어떤 촉감의 작품이 등장할지 기대해본다.



장승택의 작품, 무제 160x58cm, 1998

문지연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4년 09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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