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벗삼아 함축미, 율동미 듬뿍 밴 시조 지으며 신선처럼 산다
백운계곡 바로 밑 이동면 장암리, 물 맑은 그 곳에 둥지를 트고 사는 이인웅(52) 씨는 시조시인이다. 이 시인의 말에 따르면 그는 ‘태산이 높다하되…’의 봉래 양사언과 교직에 종사하다 퇴직한 일동면 양윤택 씨의 뒤를 잇는 포천의 세 번째 시조시인이다. 하지만 그가 시작(詩作)을 하게 된 것은 불과 6년 전인 97년, 그의 동창이었던 시조시인 김석철 씨가 관인고교의 교감으로 부임해오면서부터다. 김석철 씨는 이 시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의 시심을 깨우쳐줬고 그 후 이 시인은 월간「한국시」를 통해 등단했다. 무엇이 그를 포천에서 세 번째밖에 되지 않을 만큼 드문 시조시인의 길로 이끌었을까?
백운산 그 깊이를/어이 다 헤아리리 골마다 자락마다/동양화를 그려놓고 슬며시/흰구름 한 폭/운치롭게 떠나네 다양하게 품은 비경/솔바람 청류여라 옥류대 명경지수/신선이 따로 있나 어느 덧/저무는 하루/아쉬움만 더하네 -백운계곡
누군가 "시인은 자연과도, 짐승과도 대화가 된다" 고 했던가? 이 시인은 "자연은 내 연인"이라며 스스로를 자연예찬론자라 칭한다. 70년 이동에서 군대를 제대하고 "동양화를 그려놓은 듯" 비경을 자랑하는 포천의 자연에 발길을 붙들려 이 곳에 터전을 마련했다. 그 후로 거의 매일 등산을 하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갖는다. 자연히 그의 시 소재 대부분은 우뚝 선 산봉우리고 시원한 물소리가 맑은 계곡이고 들에 핀 꽃이다. 그들과의 대화 속 감흥은 간단하게 메모된 뒤 집에 돌아와 행간에 그대로 묻어난다. 시조인지라 가끔은 정형화된 글자 수를 지키는 것이 힘들기도 있지만 재미에 비길 바가 아니다. 짧지만 재밌고 함축미 있고 율동미 있으며, 우리의 전통이라는 자부심까지 담겨있다. 이 시인은 "긴 이야기를 짧게 줄인다는 매력을 저버리고 자유시를 쓰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며 시조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다. 운율을 지키는 것 외에도 은유?비유?상징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 시인은 진실을 담고자 노력한다. 진실 속에서 좋은 시가 탄생한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공감이 간다. 진실을 담은 시는 그렇게 마음에 와 닿고 감동과 교훈을 이끌어낸다. 50대 등단과 더불어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직 역임, 부동산 자격증 획득 등 왕성한 활동을 자랑하는 이 시인, 그는 산과 물과 어울려 가며 포천에서 30년을 참 열심히도 살았다. 시조시인들의 모임인 "씨얼문학회"에 가입해 일년에 열 편 이상의 시조를 쓰며 "초록빛 서정" "바람의 노래" 등 6권을 공저했다. 서로의 시조에 대한 품평회를 가지며 좋은 점은 격려해주고 고쳐야 할 점은 과감히 지적하기에 크나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에 이 시인은 시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문학회에 참여하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또 이 시인은 얼마 전에 끝난 마홀문예대학에도 가장 열심히 참여한 수강생이었다. 얼마나 들여 봤는지 열두 권이나 되는 습작노트의 귀퉁이가 제대로 남아 있지도 않다. 이 시인은 내년에는 사진을 함께 전시하는 시화전을 가질 계획이며 칠순에 맞춰 개인 시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갈수록 더 힘들죠. 생각도 많이 해야 하고 공부도 꾸준히 해야 하고…?하지만 이 시인은 이내 “그래도 죽을 때까지 짓겠다”고 다짐한다. “시인이게는 두 가지 삶이 있죠. 현실 속에 삶과 상상의 세계. 막대기를 뱀으로 볼 수 있는, 정말 아름다운 세계 속에서 난 살고 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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