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과 신나게 놀이 한 판 하는 게 재미 지역극단 힘들지만 여러 사람 노력해 희망
‘아무리 자유로움을 존중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너무 심한 게 아닐까?’ 포천의 유일한 극단 <한내> 10기로 중심배우 중 한 명인 한대관(31)씨를 인터뷰하기로 한 날, 인터뷰 장소에 도착한 그를 보고 머리 속을 가장 먼저 스친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면티에 반바지를 입고 실내화를 끌고 나타난 그는 모자까지 푹 눌러 써 지나치게 자유로워 보였던 것이다. 오기가 생겼던 탓일까? “인터뷰 할 정도의 인물은 안 되는데?”라고 주저하는 그에게 다짜고짜 왜 연극을 하게 됐냐고 물었다. “연극이 뭘까 궁금했어요. 그냥 연극이란 게 어떤 것일까 하고요.” 그리고 그는 수줍은 듯 “뭐 성격을 바꾸고 싶어서였다거나 하는 상투적인 말들은 안 할께요”라고 덧붙였다. 잔뜩 벼르고 있었던 마음이 조금 풀어지는 찰나였다.
고등학교 1학년, 그렇게 단지 연극이란 게 궁금해 연극부에 들어간 게 10년 연기인생의 처음이었다. 졸업 후 우리나라 연극의 메카인 대학로로 진출했다. 하지만 대학로가 그렇게 만만한 곳은 아니었다. “포스터 붙이는 실력은 늘더라고요.”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포천에 내려왔다. 그는 “내 집을 박차고 나가서 뭘 하겠느냐?”고 쓴웃음을 지으며 “고생하니까 좋긴 좋더라”라는 뜻을 헤아리기 어려운 말도 덧붙였다. 요즘은 6월에 있을 경기도아마추어연극제와 9월에 무대에 올릴 뮤지컬 준비에 여념이 없다. ‘순전히 먹고 살기 위해’틈틈이 경인방송의 모 프로그램에 연기자로 고정출현하는 등 방송 몇 군데도 출현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을 40여 편으로 기억해냈다. 일년에 네 번 꼴로 무대에 오른 셈이다. 석 달 정도 연습해 한번씩 공연을 하고 나면 허탈감과 아쉬움에 빠지지만 그에 못지 않은 매력이 있기 때문에 쉽게 그만 둘 수 없다. “연극은 즉흥이죠. 그 스릴은 말로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어요. 무대에 서기 전 긴장감, 무대 위에서 바라본 관객들의 시선. 이건 절대 상투적인 이야기 아니에요.” 하지만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을 지는 자신할 수 없다. 연극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지금까지 버텨 왔지만 그런 것들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어려움 일 터이다. 노력한 만큼 댓가를 받을 수 있는 풍토가 조성이 안 되다보니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은 점차 커지게 마련. “가끔 내가 왜 하필이면 이 길로 들어섰을까 후회해요. 특히 성공한 친구들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죠. 속상해서 술 먹고, 그런데 그 때뿐이에요. 다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대본 먼저 집어들게 되고 술도 덜 깬 상태에서 연습하고….” 지역극단의 어려움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극단의 수준을 일단 폄하하고 보는 선입견, 문화 마인드 부족에 따른 지자체의 지원 부족, 선뜻 나서지 않는 스폰서 등이 그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역 극단을 살리기 위해 힘들게 뛰어다니는 포천연극협회 이희용 회장과 대진대학교 윤우영 교수에게 너무도 감사드린다”며 “배우들이 노력한 만큼 관객들도 호응해 줄 날들이 오겠죠?”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쑥스러운 표정으로 겸손을 보이던 그, 그의 한 마디 한 마디 또한 그다지 좋지않던 첫 인상을 씻겨내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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