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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공천(公薦)인가, 사천(私薦)인가

- 탈당 명분 주는 한나라당의 무원칙한 공천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0년 04월 20일
한나라당 경기도당이 6.2지방선거에 출마할 공천자를 발표하자 도처에서 ‘무원칙한 불공정 공천’이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낙천자들의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한나라당 당원과 시민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공천심사를 했는지 도무지 납득이 안간다”는 반응이 대세다.

공천자보다는 낙천자들이 많기에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이번 한나라당의 포천시 선거구 공천심사 결과를 보면 심사기준과 규정에 따라 공정한 공천이 이뤄졌다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한나라당은 포천 선거구에 지방자치단체장 1명, 광역의원 2명, 기초의원 7명의 후보를 발표했다. 공천을 노리는 사람은 많고 공천티켓은 한정돼 있어 정당 입장에서 보면 공천작업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공정성과 객관성을 기해야 한다. 현행 정당공천제가 살아 있는 한 공천후유증과 공정성 논란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의 모든 공천자들이 문제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부 검증된 역량 있는 인사들이 포함된 것은 사실이지만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부터 잘못됐다. 과정을 보면 한나라당 공천은 공천심사위원회의 엄격한 기준에 의해 심사하는 공천(公薦)이 아니라 현역 국회의원인 당협 위원장이 모든 후보를 결정하다시피 한 사실상 사천(私薦)이라고 해야 옳다. 선거에 나설 공천자는 공심위가 심사도 하기 전에 이미 내정되었다. 도당 공심위가 예비후보들의 공천서류를 접수하고 후보들을 불러 면접을 보는 건 그야말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한나라당 공천의 공정성은 애당초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선거를 앞두고 무소속 시장을 영입하면서 ‘전략공천은 없다’고 말했지만 결국은 전략공천을 하고 말았다. 당헌당규상 서장원 시장의 잦은 당적변경과 경선불복 등 해당행위 전력은 공직자후보의 부적격자로 명백히 나와 있고, 공심위 위원장도 공천에서 배제한다고 호언장담 했었다. 다른 예비후보들이 공천심사를 중단하라면서 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접수했지만 서장원 시장의 영입을 주도한 김영우 국회의원은 서둘러 서 시장을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했다.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의 공천과정도 납득하기 어렵다. 시의원 가선거구에서 도의원으로 공천신청한 후보를 시의원에 공천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김영우 국회의원은 공천심사 전에 군내면 출신 예비후보자 3명 중 한 명에게 공천을 주기로 하고 승복을 요구하는 각서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군내면 주민들도 공천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또 일부 공천자는 전과기록이 문제되는 모양이다.

공천과정과 심사결과가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다 보니 낙천자들에게 탈당의 명분만 주고 무소속 출마를 부채질하는 꼴이다. 10명에 달했던 한나라당 시장 후보군 중 한 두 명의 공천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탈당했거나 조직으로부터 이탈하는 형국이다. 무소속 현역시장 한 명을 전략공천으로 얻은 대가치고는 잃은 것이 너무 많다. 도의원과 시의원 낙천자들은 십중팔구가 탈당계를 냈거나 낼 예정이다.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불공정 공천이라는 명분을 갖고 있기에 무소속 출마를 부끄럽지 않은 당연한 코스로 여기고 있다.

투명하고 객관적이지 못한 공천결과는 검증되고 능력을 갖춘 공천자들에게도 큰 부담이다. 시민들로부터 밀실공천에 의해 후보로 확정됐다는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낙천자들의 도전과 위협이 당선으로 가는 길을 더욱 험난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공천 후유증은 포천과 한나라당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닐 것이다. 지방선거 입후보자의 정당공천제는 이번 선거를 마지막으로 폐지하는 게 마땅하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0년 0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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