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서장원 포천시장이 지난 2월 23일 한나라당에 전격 입당했다. 서장원 시장은 이날 한나라당 입당식에서 “포천지역의 정치적 역량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화합과 대통합이 이뤄져야 하고 집권여당과 중앙정부와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포천의 혁신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대승적인 판단에 따라 입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장원 시장의 한나라당 입당을 보는 시민들의 눈길은 싸늘하다. 한나라당 대다수 당원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주류다. 포천시장 출마를 준비해온 한나라당 인사들은 격앙되어 있다. 시장 임기가 사실상 끝나는 시점에서 ‘화합과 대통합, 소통과 협력을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한다’는 서장원 시장의 발언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서 시장의 한나라당 입당에 대해 왜 이런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일까.
서장원 시장의 과거 행적을 보면 이러한 반응들이 수긍이 간다. 서장원 시장은 선거 때마다 자신의 정치적 계산과 유.불리만을 따져가며 정당을 오가는 기록을 갖고 있다. 한나라당, 민주당, 무소속 등 여야를 수시로 넘나들며 당적을 바꿨다. 공천경쟁에서 밀리면 탈당해 다른 당으로 출마하고, 판세가 약간 불리하면 가차없이 당을 버리고 뛰쳐나가 상대 당의 후보로 나서는 경력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비정하다고 하지만 오직 자신의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정치적 신의, 당원과의 약속, 정당의 정책과 노선, 정체성 등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철새 정치인의 이미지가 강하다.
물론 이번 서 시장의 한나라당 입당은 중앙당과 경기도당의 무소속 시장 영입 노력의 일환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보면 무소속 시장을 영입해 세를 확장하는 것이고, 서 시장의 입장에서 보면 무소속 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명분이 있을 것이다. 당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무소속 신분에서 당을 찾았다는 점에서는 특별한 논란거리가 안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선거를 100일 정도 남겨놓고 이뤄진 현역시장의 입당은 전략공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포천발전을 위해 통합과 협력을 위해 여당에 입당한다는 서 시장의 발언은 마치 차기 임기를 염두에 두고 한 말처럼 들린다. 서 시장이 입당조건으로 자신을 한나라당 시장 후보로 공천해 줄 것과 측근들의 시․도 의원 지분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공천보장이 안되는데 서 시장이 모험을 무릅쓰고 예비주자들이 즐비한 한나라당에 입당했을 리 없다.
전략공천과 시․도의원 지분 건에 대해서는 포천․연천 지역구의 김영우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한나라당은 당헌당규를 개정해 전략공천을 없애고 모든 지역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후보를 선발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서장원 시장과 전략공천이나 지분거래 협의가 없었다면 한나라당 포천.연천 위원장인 김영우 의원이 당원과 포천시장 출마를 준비해온 기존의 한나라당 예비주자들에게 공정한 경선을 통한 후보자 공천 의지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김영우 의원은 지난 1월 8일 서장원 시장의 영입설에 대한 일부 보도에 대해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전혀 사실 무근”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강력히 부인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겉으로는 부인하면서 실제로는 입당 협의를 진행해온 셈이다. 김영우 국회의원은 서 시장의 입당은 지역의 여론과 원로인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결과라고 하지만 대다수 부위원장과 당원들은 한목소리로 “사전협의나 귀띔조차도 없었다”는 반응이다.
6월 지방선거에 어떤 후보를 내세우느냐는 한나라당의 내부사정으로 전적으로 당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전략공천이나 시.도의원 후보 지분 챙겨주기, 불공정한 경선으로 간다면 내홍에 휩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