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빙상경기연맹의 500m 세계랭킹 14위 모태범 선수가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모태범은 마침내 해냈다. 500m 금메달에 이어 1000m 은메달도 목에 걸었다. 모태범은 한국이 지난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이후 동계올림픽 빙속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조국에 안긴데 이어 은메달까지 따내는 쾌거를 올렸다.
“태릉에서 단체 기자회견을 할 때 아무도 나한텐 질문을 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한번 해보자는 오기가 생겼고, 내게 관심이 없었기에 오히려 부담 없이 내달려 볼 수 있었습니다.” 금메달을 획득한 후 모태범이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그는 또 자신의 미니홈피 대문에 “성공이라는 못을 박으려면 끈질김이라는 망치가 필요하다”고 썼다. 오늘날 승리와 영광의 이면에 고질적인 골반뼈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굳은 인내와 투지를 잃지 않은 것이 밑거름이 됐을 알 수 있다.
육상경기로 치면 100m에 해당하는 스피드스케이팅 500m는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내야 하는 종목으로 몸집이 작은 아시아 선수들에겐 가장 어려운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태범은 마치 우리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듯이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고 쟁쟁한 세계적인 선수들을 따돌리고 얼음판의 세계 최고 스프린터 자리에 올랐다.
국내외 모든 언론이 놀라움과 찬탄을 보낸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타 모태범이 포천시민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포천시민들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탄생시켰다는 자부심이 크다. 모태범 선수 가족이 4년 전 남양주시 퇴계원에서 이사를 온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 마을과 포천시내 곳곳에는 모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나붙고 있다.
모태범은 자랑스런 대한민국 선수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포천시에 함께 거주하는 포천시민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과 성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지도 밴쿠버에서 금빛질주를 달리고 있는 모태범 선수의 포천 집을 찾아 생생한 분위기를 카메라에 담아 보도했다.
가족들은 올림픽 무대에 처음 선 막내의 도전에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모태범 선수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가족들은 일제히 환호를 지르며 서로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모태범 선수의 아버지는 아들이 금메달을 따는 쾌거에 대해 “아들이 잘 해주리라, 잘 타 주리라 믿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들, 생일상 차려주지 못해 미안해. 생일날 뛴다고 기대하라고 했는데 기대한 만큼 큰 선물 줘서 너무 고마워. 미역국도 못 끓여줬는데, 밥은 먹었니? 힘내 잘 뛰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 금메달을 딴 날은 모태범 선수의 21번째 생일인 만큼 어머니는 아들의 선전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가족이 기쁨과 감동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을 때 모태범은 재기발랄한 신세대답게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신나게 춤을 추며 우승 세리머니를 해 국민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안겨줬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아직 일정이 남아있다. 모태범 선수도 1500m와 남자 계주 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추가로 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태범 선수뿐 아니라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 모두가 소중한 결실을 맺길 기대해 본다. 대한민국이 동계올림픽 강국의 위상을 한층 높이고, 경제난에 지쳐있는 국민들에게도 희망과 기쁨을 안겨주길 기대한다. 포천시민들도 모태범의 가족과 함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자긍심을 갖고 응원과 박수를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