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는 2010년도 예산으로 총 4,277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당초 예산보다 401억원 증가한 규모다. 경기도내 시․군들의 내년 예산이 평균 3.6% 감소한 것에 비해 포천시의 예산은 11.4% 증가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난 셈이다.
포천시는 내년도 예산편성을 위해 시민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으며, 분야별로 주요사업 토론회를 개최해 전문가 및 NGO 등의 의견도 적극 수렴했다고 강조하면서, 예산규모가 늘어난 것은 지방세 증가와 사회복지, 보건 분야 등의 국고보조금을 더 많이 확보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포천시가 2010년 예산 편성을 앞두고 나름대로 시민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은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포천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SOC분야와 지역균형 발전,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정책에 역점을 둔 예산편성 방향도 수긍이 간다.
문제는 시민의 혈세가 적재적소에 잘 쓰이도록 편성되었느냐는 점이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예산은 없는지, 불필요한 곳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낭비 예산은 없는지, 지역이기주의나 민원에 이끌려 집행하는 예산은 없는지가 중요하다.
내년도 세출 예산 주요사업의 세부내역이 이제 막 공개돼 구체적인 검토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세수 증대와 국․도비 확보에도 불구하고 지방채 100억원을 발행해 포천~소흘읍간 제방도로 확․포장 공사를 착공하겠다는 점이다. 포천시는 구리~포천간 민자고속도로가 오는 2005년에 완공 예정이어서 국도 43호선의 만성정체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제방도로의 확․포장이 시급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43호선과 연결되는 주변 대체도로들이 공사중에 있고 구리~포천간 민자고속도로 사업이 추진 중인 상황에서 굳이 제방도로를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제방도로 확포장 공사는 국도비 지원을 받을 수도 없다. 따라서 내년에 100억원이라는 빚을 내서 시의 재정에 부담을 주고 최대 400억원의 막대한 시 예산이 소요될 수 있는 사업을 서둘러 밀어붙이려는 인상이 강하다. 당연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장원 포천시장이 표를 의식해 임기 내에 착공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다는 점에서 선심성 예산이라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제방도로 확포장 사업은 예산안 심의를 하고 있는 포천시의회에서도 반대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해당 지역과 관련된 시의원들은 반기는 눈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사업의 효용성도 불투명한 집행부의 전형적인 선심행정이라는 반응들이다.
이밖에 다른 세출예산 항목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예산들이 적지 않다. 포천시는 예산안 제안 설명에서 내년에는 경제여건 개선 등으로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측하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용악화와 금융부문의 불안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확실히 제거되지 않아 섣부른 경기전망이 될 수도 있다.
서장원 포천시장은 지난 12월 25일 포천시의회 시정연설에서 내년도 주요시책의 7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산업단지 건설로 인한 경제적 자립에 최선, 교육을 통한 미래 포천의 희망 실현, 16만 시민의 행복지수 높여 건강한 포천 건설, 세계와 경쟁하는 경영농업 육성, 문화와 아름다운 자연의 산업화, 시민행복을 시정경영의 중심에 두고 희망 만들기,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녹색성장 등이 그것이다. 그야말로 시정연설 있다. 하지만 주요 정책사업들이 난관에 부딪혀 있고, 숱한 난제들이 산적한 포천의 현실은 직시해보면 ‘희망’과 ‘행복’으로 가득 찬 시정연설이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예산안은 이제 포천시의회로 넘어갔다. 집행부에서 편성한 예산안은 큰 변동없이 통과된다는 통념과 관행은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이다. 시민의 혈세가 단 한 푼이라도 소홀해서는 안된다는 자세로 예산안 심의에 임해야 한다. 특히 선심예산과 낭비예산은 철저히 가려내 효율적인 예산집행이 되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