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는 지난해말 포천시 시민대상 조례를 제정하고 문화상, 여성상, 자랑스런 농업인대상, 환경대상, 중소기업인상 등 5개 부문 25명에게 주던 기존의 시민상을 10개 부문 10명으로 조정했다.
아울러 주민자치, 문화예술, 교육학술, 체육, 지역사회개발, 여성, 농정, 축산, 사회복지, 환경 등 10개 부문에서 선정된 시민대상 수상자는 국내외 견학, 주요행사 초청 등의 예우를 해준다고 밝혔다. 지난 7월말 후보자 추천 접수에 들어가면서 포천시는 올해부터 유사.중복되는 표창을 줄여 가치를 높이고 시민대상 운영과정에서 시민 참여를 확대해 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포천시민대상으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포천시가 포천시민대상을 한 단계 격상시키려는 의도와 의지는 분명히 드러나 보인다.
5개 부문을 10개 부문으로 늘린 것은 분야를 좀 더 전문화, 세부화했다고 볼 수 있고, 25명에서 10명으로 줄인 것은 표창의 희소가치를 높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간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보은용 화답차원이거나 차기 선거를 의식해 선심용으로 시민들에게 표창을 남발하면서 상(賞)의 가치와 권위를 떨어 뜨려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시민대상 수상자 선정과정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이 있다. 시민참여라는 명분으로 포천시가 조례 시행규칙을 제정해 시민대상 후보자의 우열을 인터넷 투표로 심판하려고 한 것이다. 시민대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것은 선거를 앞두고 벌이는 정치인들의 지지도나 대중가수의 인기도를 조사하는 것과는 다르다. 후보자들은 인지도가 낮은 일반 시민들이라는 점에서 공적내용을 현장조사와 함께 치밀하게 검증해야 평가와 심사의 핵심이라고 할 전문성과 공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인터넷 여론조사는 지역과 시민의 대표성도 결여되어 있다. 인터넷시대이고 정보화된 사회라지만 하루 포천시청 사이트를 방문하는 포천시민은 극히 한정되어 있다. 하루 포천시청 사이트의 방문자 수는 5천 명 안팎으로 포천시민 전체의 고작 3% 정도에 불과하다. 투표가 진행되는 10일간 누적 방문자를 들먹이겠지만 인터넷을 활용하는 연령과 계층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고정적으로 방문하는 공무원과 민원인을 빼면 더욱 그렇다. 여기에 포천에 거주하는 투표권자는 극히 제한되어 있다.
후보자의 공적을 단 한 줄로 요약해 놓고 기여도를 판단해달라는 것도 문제다. 시민상 후보자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해당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오랜 기간 지역사회에 기여한 인물들이 많다. 수 년 간 쌓은 업적과 공적의 세부 내용은 보여주지 않고 네티즌들에게 평가를 해달라고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24명의 시민대상 후보자들은 포천시가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투표를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투표가 끝날 때까지 모르고 지나간 후보자들도 많을 것이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후보자는 소속된 직장이나 단체, 지인들에게 적극적으로 투표를 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도 야기된다. 일부 후보자들은 네티즌 동원력을 과시하며 ‘서로 상대를 찍어주자’고 제안하고 있기도 하다.
포천시 관계자는 인터넷 투표 결과를 20% 이내에서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점수에 반영하지 않고 참고로만 활용될 수 있다고도 했다. 점수를 얼마나 반영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15명의 심사위원회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무원칙한 심사기준이다. 투표결과가 나온 것을 보고 반영여부와 비율을 결정하겠다는 것은 납득이 안간다.
포천시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민상임을 자부하는 포천시민대상이 더이상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심사제도를 개선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