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외국인 합법화 기간이 15일로 끝남에 따라 이번주부터 불법 체류자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시작됐다. 이 기간중에 합법화 절차를 받은 외국인들과 그렇치 못해 귀국한 외국인들을 제외하고도 아직까지 자진 출국거부자가 10만여명이 넘는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방법으로 단속을 펼쳐 불법체류자 근절에 실효성을 거둘지 시작부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진 출국거부자들은 대부분 일단 몸을 숨기고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쫓고 쫓기는’ 관계당국과의 숨바꼭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단속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한 두달 동안만 ‘요령껏’ ‘잘’ 숨어 있으면 매번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이 그래왔듯이 그냥 또 어물쩡 넘어갈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단속에 대해서도 불법체류 외국인들이나 이들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들은 ‘재수없게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 ‘한 두달 동안만 잘 참아보자’는 등의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는 점차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먹을 걸 챙겨 산 속으로 도망갔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컨테이너 숙소에서 불도 끈 채 나오지도 않는다’ 등 온갖 소문이 무성하다. 그동안 정부의 비효율적인 단속방법과 여러가지 사정으로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한 후유증이 하나 둘 씩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코리안드림’을 꿈꾸고 낯선 한국땅에 와 불법체류자로 낙인 찍힌 외국인 노동자들은 하루 18시간 이상의 중노동에, 임금체불에,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구타까지도 견뎌내며 생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라리 산속으로 도피한 것은 ‘소풍왔다’는 기분이 들지도 모를 일이고 컨테이너 박스에서의 생활은 이들에게 아주 익숙한 일이다. 그만큼 단속이 어렵다는 것이다. 사업주들도 비록 불법체류자 신분이긴 하지만 숙련공인 이들을 쉽게 떠나 보내려 하지 않고 있다. 힘든 3D업종에 종사하는 외국인을 또 어디서 구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 그래서 속으로는 불법체류자들이 ‘알아서’ 숨어주기를 바라고 있으며 심지어는 이를 강요하고 있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서 불법체류자의 대규모 출국이나 국내 잠적이 예상됐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불법체류 단속으로 중소기업들이 인력 부족을 호소하자 제조업 부문에 취업한 근로자는 올 연말까지 출국을 유예하겠다는 미봉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으로는 외국인 불법체류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벌써부터 일부 합법화 절차를 거친 외국인 노동자들은 턱없이 높은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고 타 업종에서도 형평성을 제기하며 반대하고 있다. 차제에 외국인력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우리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들에 필요한 외국인력의 적정 규모가 과연 얼마나 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도입 규모를 정해야 할 것이다. 불법 체류자들이 ‘범법자’가 아니라 ‘잘못된 제도의 희생자’로 간주되어서는 안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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